"꿈에서 우리 이혼했어." 남편이 며칠 전 꿈을 꿨다며 이야기해 줬다.
"내 반응은 어땠어?"
"처음엔 왜 그러냐고 하다가 결국엔 받아들이더라고."
"왜 이혼했어?"
"그건 기억이 안 나는데, 내가 이혼하자고 했어.
마지막엔 이혼하고 싶지 않았는데 자존심 상해서 말은 못 하고 괜히 심술만 부렸어."
"그런데 며칠 전에 꾼 꿈을 왜 지금 말해주는 거야?"
"말하기 자존심 상했어."
"꿈인데 뭘 자존심이 상해." 꿈인데 자존심이 상해서 뒤늦게 얘기해 주는 게 웃겼다.
남편의 꿈에서의 감정이 현실까지 이어진 경우는 또 있었다.
"어제 꿈에서 네가 죽었는데 너무 슬펐어."
"내가 어떻게 죽었어?"
"네가 친구들이랑 래프팅을 하러 갔는데 갑자기 뉴스에서 래프팅 사고가 났다고 나오는 거야.
사망자 리스트에 너 이름이 있었어.
정말 말도 못 할 만큼,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슬펐어.
그래서 울면서 깼어.
옆을 봤는데 네가 곤히 자고 있어서 안도했어.
너무 다행이다 싶어서 안고 잤어."
"어쩐지 덥더라." 평소엔 살 닿으면 못 잔다고 하던 사람이 안고 잤다고 하니 웃겼다.
남편의 꿈 얘기를 들으면서 나의 상상의 나래가 또 펼쳐졌다.
남편의 선택에 따라 수많은 인생들이 존재하고 그중 나와 결혼한 인생이 몇 개 되는 것이다.
그 인생을 살고 있는 남편들 중 후회가 남는 남편들이 지금의 남편에게 신호를 준 것이다.
있을 때 잘하라고.
나의 상상의 나래를 남편에게도 얘기해 줬다.
"나랑 다른 인생에서도 결혼한 거야.
나를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야?"라고 덧붙였다.
나만의 상상이지만 다른 인생에서도 나와 결혼했다는 게 좋았다.
상상조차 이렇게 설정한 내가 더 좋아하는 건가.
누가 더 좋아하든 좋아하는 사람끼리 살고 있으니 된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