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도 경험이다.
경험은 집 안에서부터 시작된다.
아이들이 밖에서 뛰어노는 것뿐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경험한다.
한 여자는 임신과 아기를 출산하는 경험을 하며 엄마가 된다.
육아를 경험해 본 적 없는 초보엄마가 갓 태어난 아기에게 줄 수 있는 경험은 뭘까?
바로 엄마 품에서 수유도 하고 엄마의 따스한 목소리로 아기를 부르는 것이다. 그렇게 아기는 엄마의 사랑을 경험한다.
조리원에서 퇴소하고 집에 가면 아기를 위해 초점책을 놓고 보여준다.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초점책 보여줘야겠다"하고 펼쳐놓은 초점책이 아기는 처음 경험하게 되는 독서다.
독서는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책으로 쌓아서 놀이도 할 수 있고 펼쳐놓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나는 '경험육아'라고 부른다.
2019년 1월, 10개월 된 둘째와 택시를 타고 가다가 사고가 났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었다.
모유수유 중이라 아기는 입원이 안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반나절만에 퇴원했다.
퇴원하고 일주일 후 코로나19라는 무시무시한 전염병이 나타났다.
아이가 어려서 많은 경험을 하지 못했는데 코로나19 덕분에 가정보육이 시작됐다.
한 명만 케어해도 힘든데 첫째의 가정보육을 시작하니 숨이 턱 막혔다.
하루하루 너무 답답하고 힘들었다.
모유수유도 해야 하고 밥도 챙기고 숨 쉴 틈이 없었다.
수유를 하러 방에 들어가려면 어쩔 수 없이 첫째는 텔레비전을 틀어준다. 텔레비전을 틀어주고 수유하고 있으면 첫째가 문틈 사이로 나를 바라본다.
"엄마..."
아이의 말에 다정하게 대답해 주면 참 좋으련만...
나는 무심하게도
"왜? 가서 텔레비전 보고 있어~ 만화 틀어줬잖아!!"라고 말했다.
한참 종알종알 이야기할 나이에 동생이 있어 잘 못해준 것 같아 그때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5살이 되고 주변에서 학습지를 시작했다는 말이 들린다.
그런 말을 들으니 조급해져 부랴부랴 남들처럼 매일 학습지 상담을 했다.
제눈의 안경이라고 내가 볼 땐 충분히 잘한다고 생각했다.
아이 앞에서 학습지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어머, 이 나이에 이렇게 모르면 어떡해요!"
"큰일이에요~ 너무 늦어요. 이렇게 못하면 안 돼요!!"
학습지선생님의 영업방식에 화가 났지만 아이 앞이라 꾹 참고 다음에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신발을 신고 나가기까지 지독하게 홍보했다.
"어머님 다음에 하시게 되시면 제가 아니라 다른 선생님이..."
"네네. 다음에 알아볼게요. 안녕히 가세요."
고이 보내드리고 나니 한숨이 나왔다.
초보엄마인 나도 학습지상담은 힘든 경험이었다.
어느 날, 첫째에게 '이름을 써보자!' 하며 스케치북에 이름을 적어주니 따라 쓰며 즐거워했다.
사진을 찍어 기록으로 남기고 기특해서 현관문에 붙여줬더니 뿌듯해했다.
생각해 보니 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보다 '정서'였다.
그래도 이런 경험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경험하면 후회가 남지 않기에.
엄마와 하는 게 즐겁다는 아이, 함께 아이주도로 경험하는 육아를 해보기로 했다.
"엄마랑 같이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