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목요일

다소 기온이 높고 습기찬 날, 몸의 통증은 더 날카롭다

by moonbow

일년 전부터 몸은 서서히 무너져가고 있다.딱 1년 전에는 학교에서 작품을 쓰고 있었고 파트너부터 배우부터 너머너머 산이었다. 사실은 소재부터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인신공격 비슷한 말까지 들었다.

아직까지도 그 작품은 내 상처로 남아있다. 그리곤 오랜 만에 마음을 나눴던 사람과도 어그러졌다. 그리고 뭔가가 무너지고 무너졌다고 느끼니까 오히려 좀 편해지기도 했던 것 같기도 했다.

매일 술을 마시고(어차피 많이 못 마신다. 많이 마시면 맥주 1리터? ) 내 술주정인 식탐 폭발의 상태가 된다. 어떤 술을 먹든지 난 라면 국물같이 얼큰한 국물이 먹고 싶다. 결국 다음 날 붓고, 붓고 붓고 다시 반복되고 그리고 나는 부어갔다. 그리고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스트레스와 직업병과 아마도 살 때문인 듯 싶다. 게다가 운동부족. 밖으로 나가서 걸어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무기력증.


허리가 아프다. 엉덩이 뼈가 튀어나올 것 같다.


요즘같이 습기차고 비가 오면 그 통증이 더 커지는 것같다. 몸의 통증은 사실은 마음의 통증과 다르지 않다. 몸이 아프면 마음이 약해진다. 마음이 아프면 몸이 아프다. 하기 싫은 일이 있으면 고민을 하고 몸이 아프기까지 한다. 나는 그런 경향이 더 크다.


몇 년 전 마음의 병이 폭발해서 결국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나서야 병원에 갔다. 그 이후 직장에 다니면서 약먹으면서 사회생활한다느니 정신병자라느니 별 소리를 다 들었다. 하지만 그런 말을 내게 전해주고 한 사람들이 더 병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병원에 다니면서 몸과 마음이 왜 이렇게 분리되어 있다고 나는 생각했는지. 참 어리석고도 어리석다. 마음의 아픔을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나중에 몸이 아플지도 모른다. 스티브 잡스처럼 일 중독자에 진취적인 사람은 췌장이 안좋다고 한다. 화를 못내고 스트레스를 분출하지 못하는 여자는 자궁이 안좋을 수 있고 반대로 행동력이 너무 앞서는 여자는 유방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한다.


마음과 몸은 모두 ㅁ (미음) 이 두 개다.


하나로 하나가 설명이 안된다고 난 그 글자들을 해석한다. 글을 쓰고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일 수록 몸을 움직여야 한다. 생각을 멈춰야 한다. 멍하게 있는 시간이 있어야 일의 능률이 오른다고 하고 잠을 자야 그 시간에 저절로 생각들이 정리된다고 하니 이런 말들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것이리라.


몸의 통증이 너무도 심해 앉아 있지 못했다. 졸업작품을 엎드려 쓰다가 양해 문자를 드리고 시간을 더 확보했다. 이미 써 놓은 가사들을 활용하기도 했다. 생각엔 다섯 시간이면 후루루루룩 쓸 줄 알았다.


세상에 마상에. 될 일이니 그게??!!!


엎드려 썼다는 내게 샘은 김승옥이 엎드려서 쓴 소설로 등단했다고 하신다. 그 분은 그 분이고 나는 글쎄다.


글쓰는 것은 어떤 재능이 가장 필요하냐면 바로 앉아 있을 수 있는 체력이란 재능이다.


통증은 결국 그 아픔을 봐주라는 신호다. 몸을 그 지경으로 막 썼으니 더 열심히 관리하라는 신호다.


너무 몰아쳤으니 이제 좀 쉬어야 할 시간이라는 계시이며 몸과 마음의 명령이다.


하지만 노동의 세계에 들어서면 그 조차 여의치 않고 또 그 신호 이상의 이유없는 아픔과 질병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빠와 엄마의 팔 다리 허리 통증은 오래됐다. 내 통증은 이제 시작이다. 통증을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말이 새삼 알 것도 같다.



내 통증에 솔직해지기로 한다.

그 아픔을 잘 달래보기로 한다.

몸과 마음은 미음이 두 개인 같은 본질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