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드라마
미란다의 미란다는 항상 즐겁다. 아니 항상 즐겁지는 않지만 즐겁거나 웃기게 해준다. 괴짜같은 물건을 팔고 인종차별주의자에 딸을 어떻게 하지 못해 안달인 엄마의 캐릭터도 코미디로 승화시킨다. 유일하게 멋지고 사랑스러운 요리사, 게다가 잘생긴(행복하기 위해 나와야 하는 캐릭터) 친구도 있다.
모두가 미란다가 여행을 가는 것을 꺼린다고 내기하려고 했을 때 미란다는 당당히 여행을 떠난다. 밀림에 가고 어드벤처를 즐기겠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리곤 떠난 곳이 집 뒤에 호텔이다. 호텔에서 바지 전용 다리미가 있는데 미란다는 집에 있는 모든 바지를 다리고 싶다. 몰래 집에 가서 바지를 가지고 오다가 걸린다. 바지 다리미가 호텔에(호텔이라기엔 좀 작고 그냥 그저그런?) 있는 줄 처음 알았는데 비즈니스 트립인 경우에 양복 바지를 넣고 바로 빼면 다려지는 것이 벽에 달려 있어서 좀 신기했다.
미란다가 사랑스러운 것은 작은 것들을 사랑한다는 거다. 바지 다리미에 바지를 넣었다 빼면 줄이 잡히는 것을 요란하게 좋아하며 뽁뽁이를 누가더빨리 터트리는 지 내기하는 것에 목숨을 걸고 과자 부스러기를 누가 더 멀리 부는 지도 내기한다. 세상 쓸데없고 유아적인 것에 목숨을 거는 것이 사랑스러운 까닭은 드라마이니까 미란다가 하는 가게가 적자여도(실제 그런 에피소드가 있다) 그 세계에선 코미디로 넘어가고 미란다가 면접을 보다가, 장례식에서 한 마디를 하다가 말이 꼬이면서 노래를 하게 되어도 현실처럼 심각한 일이 벌어지지 않기도 하다. 그렇지만 실없이 웃기고 쓸데없지만 멀리 모험을 떠나지 않아도 샤워기가 혼자 춤을 춰도 아이처럼 즐거워하며 물을 피하고 야채들에 눈을 붙여서 이름을 부르며 같이 놀아도, 그래도 된다는, 그러면 much fun! 이라는 걸 알려주기때문이다.
Ps 키가 매우크고 개성이 강한 여자 배우가 자기 이름을 건 시트콤까지 있다니 영국은 참 자유로운가?! 라고 착각하기도 했었다. 미란다 그녀는 귀족 집안 정도의 보딩스쿨(굉장히 비싼 기숙학교) 출신이다..... 그래도 매우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