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 참다 폭식하는 그 마음
스트레스를 받으면 맵고 짠 음식을 찾나요?
밤만 되면 폭식하나요?
다이어트한다는 말을 달고 사나요?
배고픈 게 아니라 마음이 허한 거예요
혹시 너무 많이 먹거나 먹지 않고 있다면, 잠깐 멈춰보세요.
그리고 마음을 들여다보세요.
스트레스, 불안, 우울, 인정욕구…
그 어디쯤에서 허기를 느끼고 있는지
가만히 살펴보세요.
폭식과 다이어트의 무한반복 굴레를 벗어나는 길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어요.
신간 소식을 전합니다.
제가 쓴 심리치유 에세이 <또, 먹어버렸습니다>가 출간되었어요 :)
폭식과 다이어트의 무한반복 굴레를 빠져나오게 도와주는 에세이입니다.
너무 많이 먹거나 먹지 않는 원인을 스트레스, 마음의 허기, 다이어트,
마른 몸 강박, 인정욕구, 불안으로 나눠서 살펴보며 가짜 허기의 실체를 파헤칩니다.
브런치에 올린 글도 일부 수록되어 있어요!
☞ 책 미리보기
이다혜 <씨네21> 기자님이 써주신 추천사 전문을 공개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기자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_이다혜 <씨네 21> 기자, 작가
건강하게 먹는 문제는 내가 도무지 풀 수 없는 퍼즐이었다. 단순히 먹는 것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식습관은 삶 전체와 관련되어 있고, 식습관과 관련된 모든 문제는 놀랍지 않게도 삶의 ‘결과’로 발생한다. 예를 들어 나는 신선식품을 기껏 사두고도 제때 먹지 못해 그대로 버릴 때가 많았다. 일이 늦게 끝나는 날은 기진맥진해서 옷벗고 눕는 것 말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데 일이 늦게 있다는 이유로 저녁식사를 걸렀기 때문에 귀가 후 음식 조리는 불가능한 상황에서 ‘튀긴 탄수화물’에 해당하는 음식을 배달시키는 식이었다.
어차피 먹은 음식을 두고 후회는 하지 않는다. 문제는 내 건강이 이 식습관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데 있었다.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다녀온 뒤로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진 어느날, 대체로 진료시간 내내 웃던 담당의가 검사수치를 보고는 랩을 하듯이 경고의 말을 쏟아내는 걸 듣고 나자 정신이 들었다. 요는 먹는 음식에 주의하라는 것이었다.
정신은 들었지만 그렇다고 먹는 것을 바로 손보기는 어려웠다. 삶의 ‘결과’로서의 식습관을 고치려면 삶의 과정으로서의 매일을 손봐야 한다. <또, 먹어버렸습니다>가 하는 이야기는 그것이다. 사람마다 매일의 삶이 어려운 이유는 제각각이다. 나의 경우는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짚어내기 위해 책을 읽으며 찬찬히 내 삶을 돌아보게 됐다. ‘현실 도피’를 위해서라면 어떨까. “저는 항상 제가 이룬 성과들로 저의 가치가 매겨진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습니다.”라고 김윤아 선생님이 쓴 글을 읽다가 나 역시 그렇지 않은가 따져보았다. 성취가 중요한 일에 매달리면서 부담감은 커지고, 그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문제가 된 건 아니었을까.
도망치고 싶은 일이 직시한다고 마법처럼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조언은 이렇다.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다음으로 해볼 수 있는 것은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명확히 구분 짓는 것입니다.” 도망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임은 분명하지만 도망가는 것의 한계점을 정해놓으라는 말은 앞으로 (비단 식습관에 국한되지 않는) 생활지침이 될 듯하다.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의 백미다. “사회적 소외감을 느끼게 유도된 참가자들은 ‘모두가 같이 일하고 싶어 한다’라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참가자들보다 초콜릿 쿠키를 두 배 더 많이 먹었다”는 실험결과를 읽다가 어찌나 쓸쓸한 마음이 들던지. 감정과 음식 사이의 연결고리를 단칼에 끊어내겠다는 과욕이 부글부글 차오를 때쯤, 이 책은 선뜻 이렇게 말한다. 끊어내는 게 아니라 매듭을 느슨하게 만들어보라고.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과장되기 쉽다. 몸에 좋다는 음식은 나날이 늘어가는 것 같은데, 사람의 건강상태에 따라 먹어야 하는 음식을 조율하는 법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은 간과되기 쉽다.
“세상에 나쁜 음식은 없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음식은 없다. 나를 잘 돌보기 위해서는 외부의 정보에 기대는 만큼이나 내 몸이 하는 말을 잘 들어야 한다. 과유불급이라고, 넘치는 것은 모자란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모든게 넘치는 상황에 적응해있다면 조금씩 덜어내는 게 답일 수 있다. 계속 채우려고 발버둥치는 대신 조금씩 덜어내는 쪽이 답 아닐까. 김윤아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덜어낼 것들을 계속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먹는 즐거움을 느끼는 법은 더 먹는 게 아니라 어쩌면 덜 먹는 것이겠구나 하고.
코로나19의 해가 되어버린 2020년, 나는 이사를 결정했다. 집을 알아본 기준은 딱 하나였는데 내가 좋아하는 산책로와 가까운지 여부였다. “음식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모든 문제는 한 가지에 몰두하고 집착할 때 발생합니다. 쾌락을 ‘음식’으로만 얻으려고 하면 내성이 생깁니다.” <또, 먹어버렸습니다>에 나오는 조언이다. 이제 한결 쉬워진 산책을 음식의 대체재라고 표현하기보다는, 음식과는 다른, 날씨와 계절에 따라 매일 바뀌는 즐거움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나를 잘 달래며 살아가기란 쉽지 않고, 먹는 일은 매일의 과업이다. 살아있는 한 멈출 도리가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