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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쥐새댁 Jul 15. 2021

부동산 신고가에 조바심 내지 말자, 어차피 1 주택이니

부동산 매수 후 1년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어 있던 안내문.

부동산은 살면서 해 볼 수 있는 가장 고가의 쇼핑이다.

환불도 교환도 되지 않는 냉정한 쇼핑. 엄밀히 말하면 다시 되팔고 다른 집을 사면 환불 혹은 교환의 의미는 되겠으나, 취득세와 양도세 그리고 부동산 복비에 이사비용까지 더하면 절대 등가 교환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신중해야 하는 쇼핑인데,

모든 쇼핑이 그러하듯이 쇼핑은 사고 난 뒤에야

그 효용과 가치를 평가할 수 있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집도 그러하다. 투자 목적이든 실거주의 목적이든

취득한 후에 시간이 지나야 그 가치가 가격으로 증명되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사는 아파트로 이사 올 때는

후보군이 여럿 있었다.

앞서 글을 썼듯이 나는 실거주 목적의 1 주택자였고

그러려면 거주 환경도 큰 고려요소였으니 투자 가치만 따져볼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은 간사하게도 이왕 사는 집,

실거주 만족도가 높고 동시에 투자에도 재미를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지금 집을 매수한 뒤로 실거주 면에서는 정말 200% 만족스러웠지만

투자 목적으로도 괜찮은 선택이었는지 자꾸만 따져보게 됐다.

매일 포털 부동산 사이트의 매물 가격을 조회해보고

매일 아침 부동산 오픈 카톡방에 올라오는 '실거래가 조회'를 눌러보게 됐다.

아침에 눈을 떠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더듬더듬 머리맡 휴대전화를 찾아 '*월 *일 신고가 현황'을 체크하는 것이었다.

우리 아파트 신고가는 없는지 마음을 졸이며 스마트폰 화면을 내릴 때의 기분이란...


최종 후보군으로 압축됐던 인근 아파트와 비교했을  지금 아파트를 선택한 이유는

1) 계단식 아파트 2) 1군 건설사 3) 한강 조망 4) 지하철역 접근성이었다.


반대로 고민하다 매수하지 않은 상대 아파트는

1) 초등학교, 학원가 인접 2) 월등히 많은 세대수 3) 2개 라인 지하철역의 중간

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직전 아파트가 복도식 아파트였기에 계단식 아파트로 가고 싶었고,

무엇보다 앞서 글을 썼듯이 한강뷰 맛집이라는 점이 좋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요즘 유행인 '리모델링' 가능성이 있느냐였다.

두 아파트 모두 연식이 비슷한 구축인데 재건축 연한은 아직 남아있었고

리모델링이 추진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결과적으로 우리 아파트보다 가격이 낮았던 후보군 아파트는

실거래가가 우리와 비슷한데 호가는 이미 우리를 앞서있다. 투자수익률이 좋다는 얘기다.


매수 이후 변한 조건만 따져 봤을 때는

해당 아파트는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출범' 현수막이 단지 내 걸렸고

우리 아파트는 아직 본격적인 소식이 없다는 점이 큰 요인인 것 같다.


물론 리모델링이라는 게 어떻게 추진될지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기도 하거니와

우리 아파트 역시 리모델링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어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일이다.


불쑥불쑥 조바심이 날 때가 많다.

하지만 1 주택은 어차피 소용없는 일이라는 현타가 오면 마음의 진정이 찾아온다.

당장 지금 깔고 앉아있는 집이 폭등한다고 해서 손에 쥐는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거래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옮기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아파트뿐 아니라 일대 아파트의 실거래가도 1년 넘게 지켜보고 있는데

엎치락뒤치락하는 단지들이 있긴 하지만,

시장은 귀신같이 가격을 매긴다. 내 눈에 매력적이던 아파트들(예산 오버로 사지 못했던 아파트들)이

엄청나게 치고 나가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내가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집은

남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집이기도 하다.


그래서 신고가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차피 1 주택 자니까ㅎㅎ

(그래도 신고가 뜨면 설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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