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우산을 접어야겠다.

by 윤밤

여름의 비는 유독 시큰한 냄새를 풍긴다.

레몬 같기도, 아스팔트의 끈적임 같기도, 그저 여름 같기도 한

묘한 냄새 말이다.


그 해 여름엔 비가 많이 내렸다.

그래서 유독 거리에는 우산으로 자신을 숨기며 비의 즐거움을 아는 이가 없었다.

문득 윤이가 그리워졌다. 그녀는 비마다 다른 냄새가 스며있고

특히, 여름에 내리는 비는 시큰한 냄새를 풍긴다며 수줍게 알려준 사람이었다.


윤이는 조금 특이한 아이였다.

종 잡을 수 없는 사람이었고, 표정에는 늘 그늘이 드리워졌지만

내뱉는 말들은 항상 아름다웠으며 낭만적이었다.


아주 잠깐 내리다 바람으로 흩어질 것 같은 그런 사랑이었을까.

그녀는 가랑비처럼 조용히 스며들다가 아무 말도 없이 사라지고는

누군가의 안부처럼, 문득 떠오른 이름처럼 두연 그리움을 남겼다.


아직도 난 가끔 여름비처럼 너를 떠올린다.

비가 오면 네가 내게 한 발짝씩 다가오는 것만 같아서.


온 세상을 파랗게 덧칠할 비가 내리면

그때는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비가 온다.

우산을 접어야겠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