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때 떠나가는 것에 대한 불안과 이별의 치사량이 두려워 반쪽짜리 사랑만을 건넸다. 그렇게 하면 이별이 찾아와도 덜 아플 테고, 떠나간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겠다는 생각에 사랑이라 부르기엔 미안한 마음을 주며 연애를 해 왔었다. "좋아해" "사랑해"라는 단어들과 수많은 감정들은 꾹꾹 눌러 아껴왔고, 이별의 징조가 보일 때는 먼저 손을 놓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겁쟁이었다.
당연히 안전거리를 두며 누군가를 사랑했으니 그 사랑들은 짙어지지도 못할뿐더러 오래가지도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를 가장 잘 아는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연애를 누구보다 잘 해온 친구는 조용히 내게 말했다. “그렇게 사랑하면 결국 아무도 네 곁에 남지 않을 거야. 비겁한 사랑만큼 치욕스러운 게 없어.” 맞는 말이었다. 쓴소리였지만 어쩌면 이미 알고 있던 문제를 누가 나에게 말해주기를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그때의 나는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해 사랑을 숨겼다. 이제 와 생각하면 참 모순된 방식이었다. 마음을 다 쓰지 않으면 상처도 덜하겠지만, 행복도 덜하다는 사실을 늦게서야 깨달았다. 그래서 지금 나는 조금 아파도 괜찮은 사랑을 선택하려 한다. 관계가 끝나더라도 나를 부끄럽게 하지 않는 사랑. 남지 못할지라도 끝까지 다 건네본 사랑. 혹시 나처럼 반만 사랑한 채 멀어진 사람이 있다면, 혹은 다 주고 다칠까 봐 여전히 주저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나는 조심스레 말해주고 싶다.
겁먹지 말고 사랑하라고.
숨기지 말고 전부 건네보라고.
반쪽이 아닌, 온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