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빠져 죽지 말자

잠겨 사라지지 말자

by 윤밤

깊은 생각들은 항상 새벽녘에 찾아온다. 아직 하루를 끝내지 말라고 반항을 하는 건지, 더욱 불안 속에 머물러 있으라고 겁을 주는 건지. 그래서 어릴 때는 종종 밤을 새운 적도 많았다. 사실 그렇게 심한 걱정거리들도 아니었는데 그때의 나는 뭐가 그리 무서워서 텁텁한 방안을 더욱 탁한 생각들로 채웠을까. 지나고 나니 별거 아닌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생각이 많은 사람들은, 불안이 깊은 사람들은 머릿속에 스위치가 하나밖에 없다. 'on.' 아무리 찾아봐도 끄는 버튼은 처음부터 이 자리에 없었다는 듯이 그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결국 브레이크가 없는 자동차를 내가 스스로 조종해야 되는 셈이다.


그래서 이제는 불결하고, 어두운 것들이 머릿속에 비집고 들어올 때마다 주문처럼 되뇐다. 아침이 오면 도망갈 것들에게 빠져 죽지 말아야지. 잠겨 죽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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