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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드리 Jul 08. 2024

영화 '콜레트'를 보고

화려함의 극치를 달리던 19세기말 프랑스의 사교계에서 이런 복장으로 다닐 수 있는 여자라면 그 삶이 예사롭지는 않았으리라 짐작하게 된다. 엄청 센 언니 이미지다. 레즈비언이었고 무언극배우였으며 프랑스역사에 남은 위대한 소설가였다. 본명은 시드니 가브리엘 콜레트이다.


영화에 그려지기는 원래는 감성이 풍부한 순진한 시골 아가씨로 나쁜 남자를 보는 눈은 없었다. 말재주와 수완으로 유령작가를 이용해 유명세를 키워가는 남편은 콜레트의 글 재주를 이용하여 책을 쓰게 한다. 프랑스역사에서 최초의 인싸라고 선전할 정도로 대단한 신드롬의 주인공이 되며 부와 명성을 누린다. 그러나 방탕하고 사기꾼 같은 남편의 씀씀이로 늘 빚에 쪼달린다. 거짓말을 일삼는 남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미시라는 동성애 파트너를 통해서다. 연극무대를 통해 자신의 삶을 찾아 가게 되고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출판하면서 더욱 유명해진다는 스토리다. 자유분방함으로 자기다움을 완성한 해피앤딩이다.


남편과 헤어지며 한 그녀의 대사다.

"누가 정해주는 삶, 이제 싫어."

"이제 난 절망에 빠질 때마다 파국이 아닌 행운을 기다린다. 일상의 작은 기적이 반짝이는 연결고리처럼 내 삶을 다시 이어줄 것을 기대하며."


노년에 그녀는 이런말을 했다하다. "내 삶은 근사했어요. 그걸 좀 늦게 깨달았지만." 스스로 찾아서 만든 근사함이라 더 높이 평가된다.


보면서 로댕의 애인이었던 까미유 끌로델이 생각났다. 결국 거장의 그늘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비극적인 삶을  천재적인 조각가였던 끌로델에 비하면 콜레트는 강한 여자였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그녀의 매력이라면 허영적이지 않다는 것, 글 재주를 타고 났다는 것, 용감했다는 것이다. 21세기에 살고 있는 사람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의 과감함도 있다. 아마 프랑스에 살아서 가능했을 것이다. 센 언니 이미지 그대로라는 생각도 들지만 바탕에는 자연에 뿌리를 두고 있는 순수함과 어머니라는 고향이 그녀의 힘으로 다가온다.


키이라 나이틀리밖에 소화해 낼 수 없을 것 같기도 했고 그녀가 연기를 해서 그렇게 묘사 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만과 편견, 안나카레니나와 함께 그녀의 멋진 작품중 하나이다. 세 주인공이 비슷한 면이 있긴하다. 평일 저녁에 후딱 봐도 괜찮을 영화다.(넷*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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