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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공부는 어려서부터

젊음의 가장 큰 자산은 '시간'

by 오드리

"다시 십 대로 돌아간다면 뭘 하고 싶으세요?"


예전엔 학교에서 교지라는 것을 만들었다. 한 꼭지로 들어가는 '선생님과의 인터뷰' 주인공으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떠오른 생각은, "난 지금이 좋아. 십 대로는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아. 만약 반드시 돌아가야 한다면 공부 안 하고 놀 거야."였다. 물론 그렇게 원색적으로 대답하지 않고 잘 얼버무렸겠지만 오랫동안 그 질문에 대한 속마음은 바뀌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에 돈 공부를 하면서 생각이 좀 바뀌었다. 다시 십 대로 돌아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깜짝 놀랐다.


돈 공부에 대한 책들은 셀 수 없이 쏟아져 있다. 10권 이상 읽고 나니 패턴이 보인다. 다루고 있는 내용이 비슷하다. 먼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부자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돈에 대한 긍정적 태도가 무엇보다 기본이다. 자, 이제 마음을 잡았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남은 것은 '투자'다. 투기가 아니라 투자. 건전한 투자!


김승호 회장은 <돈의 속성>에서 이렇게 꼬신다.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세 가지가 있다. 복권에 당첨된다. 유산을 받는다. 사업을 한다. 처음 두 가지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세 번째 것은 아무나 할 수 없고 힘든 길이다. 좋은 방법이 있는데 그건 다른 사람이 운영하는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사업을 잘하고 있는 사람을 선택해서 투자하고 이익의 배당금을 나눠가지는 방법이 안전하면서 안정적인 방법이다.


구체적으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물건이나 하고 싶은 사업이 있으면 그 물건을 생산하는 회사나 비슷한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를 선택하고, 그 분야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일등 회사의 주식에 투자한다. 그 회사가 커가는 것을 지켜보며 응원하고 지원해 준다. 한마디로 주식을 사서 배당금을 받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오랫동안 꾸준히 '투자'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10년, 20년 정도.


그렇게 하는 투자의 목표는, '경제적 자유'를 얻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자유롭다는 것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는 상태일까. 그것도 멋진 일이긴 하지만, 아니다. '지금 당장 일을 하지 않아도 먹고살 돈이 들어오는 상태'를 말한다. 배당금이 들어오던지, 임대료가 들어오던지, 이자가 들어오던지. 돈이 크든 작든, 돈이 돈을 버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이런 시스템이 가능하다니)


이 단계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절약해서 돈을 모으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다음, 투자를 해서 돈을 불려야 한다. 여기서 또 재미있는 것은 돈은 중력이 있어서 많아질수록 불어나는 속도도 비례한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돈을 모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돈이 복리로 쌓이기 시작하고 경제적 자유가 가능해진다. (우씨!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 과정이 말처럼 쉽진 않겠지만 원리가 그렇다는 말이다.


돈 공부의 관건이며, 핵심은 '투자'다, 즉, 돈을 불려야 한다. 저축이나 적금은 모으는 단계에 필요한 것이고 불리는 단계는 '투자'다. 투자에서 필요한 중요한 요소가 '시간'이다. 육십 넘어서 시작한 돈 공부의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이 '시간'이다. 건강하고 이뻐서 젊음이 좋은 줄 알았다. 젊음의 가장 큰 자산은 '시간'이었다.


십 대로 돌아간다면 뭘 하고 싶은지, 다시 질문을 받는다면?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찾을 것이고, 그것을 열심히 할 거다. 실패하고 실수해도 절망하지 않고 일어나서 또 해보고 또 해볼 거다. 그리고 돈에 대해 미리 공부해서 멀리 보고 꾸준히 투자해 볼 거다. 50세 정도에는 경제적 자유 단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다시 산다고 해도 사업가나 주식, 부동산 전문가로 성공할 것 같지는 않다. 돈 버는 것만으로 만족한 삶을 살 것 같지도 않다. 그저 무엇이 되었던, 하고 싶은 것에 무모하게라도 도전하면서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돈 공부를 하다가 해봤다. 두려워서 타협하고 꿈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여유도 없었다는 아쉬움이 있다. 돈은 잘 아껴 쓰고 현명하게 관리하기만 해도 별 어려움 없이 살 수 있을 것 같다.


죽어도 다시 십 대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었는데 당황스럽다. 나이가 제대로 들긴 들었나 보다. 육십 넘어 돈 공부하다가 십 대를 다시 돌려받은 느낌이다. 힘들었지만 열심히는 살았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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