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슈렉1
이렇게 솔직하다니 역시 넌 진정한 친구야.
_동키
내가 무섭지 않니?
_슈렉
전혀. _동키
진짜? _슈렉
진짜진짜. _동키
Q.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친구'는 어떤 의미인가?
A.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답을 하려다 보니 문득 의문이 생긴다. 진정하지 않은 친구도 친구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친구'와 '진정한 친구' 사이에 얼마만큼의 간극이 있을까? 친구와 친구가 아닌 사람을 구분할 수 있다면 어느 순간부터 친구라고 할 수 있을까?
나에게 '친구'는 매우 좁은 의미다. '진정한'을 이미 포함한다. 친구의 사전적 뜻은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이다. 한자어로는 親舊. 가까울 친, 옛 구. 즉 친구는 가까운 심리적 거리와 무르익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사이라는 의미다. 시간은 검증의 의미를 갖는다. 인간의 감각은 생각보다 허술해서 사람은 잘 속는다.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사실이라고 착각한다. 때로는 스스로에게 속기도 한다. 당장 눈앞의 감각으로 판단을 하면 맞기도 하지만 틀리는 경우도 많다. 우리의 3차원적 감각에 4차원의 요소인 시간을 더하면 진실이 드러난다. 빙산처럼 수면 아래에 있던 부분이 물 위로 떠오른다. 이때 드러나는 진실은 시간을 통한 화학반응이다. 시간이 켜켜이 쌓여 아름다워지기도 하고 추해지기도 한다.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친구'는 시간이 흘러 아름다워지는 관계다. '아름답다'는 단어는 주관적이다. 나에게 '아름답다'는 좋은, 믿을만한, 깊은, 매력적인 등의 가치를 담고 있다. 나는 우리가 아름다워지는 과정이기를 원한다. 그리고 때로 그리 아니할지라도, 아픔과 슬픔, 혹은 그것보다 더한 갈등으로 인해 결별하게 될지라도 그 전까지의 시간을 가짜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진정'을 위한, 그것을 볼 줄 아는 마음의 눈을 단련하기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우리는 각자의 길을 가는 나그네다. 그 길을 걷는 중에 만나고 헤어진다. 그 만남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성찰을 하느냐에 따라 이후의 길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나는 매 순간 진심이고 싶다.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한 인연과 길이 엇갈린다 해도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나 스스로와 '진정한 친구'이길 바란다. 시간이 흘러 죽음이 가까울 때 나 자신과의 관계를 바라보며 아름답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2020. 8. 12 수 D-80
<하루 10분, 영화에서 건져 올린 질문으로 글쓰기>
Q.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친구’는 어떤 의미인가?
A. 진정한 친구. ‘친구’와 ‘진정한 친구’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얼마만큼의 간격이 있을까..? 진심과 선의가 가는 도중에 사라지지 않고 변질되지 않는 길에 ‘진정한 친구’가 있으려나. 나는 누군가의 ‘진정한 친구’일까 생각해 본다. 작아지는 기분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것들이 마음이라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겨났다가 사라진다. 때로는 너무 연약하고 작아서 있는지도 모르고 사라지기도 하고 작게 시작해서 커지기도 한다. 마음의 상태에 따라 투명하거나 탁하기도 하다. 어쩌면 진정한 친구란 탁해진 마음에서도 투명했던 알맹이를 발견해 주는 이가 아닐까 싶다. 겉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본래의 마음을 안아주는 사람, 갑옷 없이 무기 없이 맨 몸으로 만나도 안전한 그런 존재가 ‘진정한 친구’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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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영화에서 건져 올린 질문으로 글쓰기>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하루 10분, 질문을 보고 떠오른 생각을 인스타그램에 매일 정리합니다. 그 글들을 씨앗 삼아 브런치에서 하나씩 심어 보기로 했습니다. 나도 몰랐던 나를 알게 되는 과정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지금은 <하루 10분, 영화에서 건져 올린 질문으로 글쓰기> 시즌 6 글쓰기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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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또 다른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