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시간만 일해서 먹고살 수 있어요?

시간선택제 채용 공무원 근무기

by 윤다서영

대부분의 주위 사람들은 내가 얼마 버는지 궁금해하지 않았다. 하지만, 꼭 한두 명씩 내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2015년, 첫 월급 835,570원(세후)

- 봉급: 공무원 봉급표에 있는 금액의 50%

(예) 9급 1호봉이 160만 원이라면, 80만 원)

- 수당: 가족 수당 등 각종 수당 포함

(같이 들어온 동기들 중 직급과 경력 차이로 내 급여가 가장 낮다.)


전일 근무를 한다고 계산했을 때, 한 달 160만 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음.. 기존에 받았던 급여보다 아주 많~이 적은 금액이다. 하지만, 공무원 급여는 확실했고, 시보 기간에는 더 적게 받는 걸 알았기에,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만족했다.


거기다 당시 나는 웹소설을 쓰고 있었다. 취미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소액을 벌고 있었기에,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부업으로 또 다른 일을 하고 있으니 괜찮다고 말하고는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나는 제대로 된 글을 쓴 적이 없다.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매일 같이 노트북을 켜도 채 몇 줄도 쓰지 못하고 닫아버리기 일쑤였다. 나는 내가 왜 이러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냥 글 쓰는 것이 지겨워졌구나, 싫어졌구나, 생각했을 뿐이다. 원래 글 쓰기에 소질도 없는 애가 정말 운이 좋아서 우연히 한 번의 기회가 생겼을 뿐인데, 거기에 오만방자하게 자만했고, 이제 그 운도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야 내가 왜 그랬는지 조금이나마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나는 취미로 글을 쓸 때와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글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하루 반나절 근무해서 어떻게 먹고살 수 있어요?", "육아를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시선제 근무를 해요?", "무슨 시험 준비해요?", "언제 그만 들 거예요?", "이제 전일 근무 찾아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 " 등등 물어올 때마다 나는 눈에 보이는 성과가 간절했다. 어서 빨리 내세울 수 있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고 스스로를 압박했다.

(솔직히 나는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내 근심 걱정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갔다.)


'사람들에게 내 본업은 따로 있고, 시선제는 부업이라는 말을 하고 싶어. 그래서 빨리 저런 질문들에서 벗어나고 싶어, '


계속해서 공모전에 지원했지만, 매번 좌절을 맛봤다. 그럴 때마다 글을 쓴다는 것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느끼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에는 글 쓰는 걸 멈출 수밖에 없었다.


나는 내가 시선제 근무를 하면서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에 이토록 심한 부담감을 느끼게 될 거라고는 정말 생각도 하지 못했다. 나는 그저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우울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여유를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그래서 시선제가 그런 내 꿈을 펼칠 수 있게 해 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시선제는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직장 생활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동아줄이 아니었다. 나는 시선제 근무로 누릴 수 있는 혜택만 생각했지, 직면하게 될 문제들에 대해서는 사소한 고민조차 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간접적으로도 체험해 보지 못했는데, 어떤 문제들이 드러날지 어떻게 알 수 있었겠는가?


누군가로부터 "먹고살 수는 있어요?", "살기 빠듯하지 않아요?"부터 심지어 "왜 그렇게 살아요?"라는 질문을 받게 될 거라고는 감히 예상조차 하지 못했고, 내가 그런 사람들에게 반나절 근무해도 먹고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아등바등 살게 될 거라고는 정말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지금의 나는 다시 한번 시선제를 하고 싶었던 이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중이다. 다행히 시선제 근무 8년 차가 된 만큼 마음의 여유를 많이 찾았기에, 다른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많이 내려놓은 상태다. 부업을 통해 또 다른 돈벌이를 찾아야 한다고 스스로 압박하지도 않고 있다.


글을 쓰는 것도 그냥 내가 쓰고 싶을 때, 아무 생각 없이 편한 마음으로 한 줄 한 줄 써 내려가고 있다. 한 사람이라도 내 글에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해하면서. 그리고 최근에는 또 다른 만족을 위해서 새로운 작업도 시작했다.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면, 시도조차 하지 못했을 일이다.


최근에는 내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는 이들에게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있다.


대신, 나는 시간을 벌었잖아요.


(그리고 혹시 궁금해하실 수도 있을 거 같아서, 지금은 첫 월급 받았을 때보다 2배 정도 오른 급여를 받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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