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골에서 사람 되기
나는 꽤 오랫동안 몸무게 40kg 중반을 유지했다. 태어날 때부터 말랐고, 소화 능력이 좋지 않아서 아무리 먹어도 몸무게가 늘지 않았다. 솔직히 어렸을 때는 마른 몸이 좋았다. 다들 다이어트한다고 전전긍긍할 때, 신경 쓰지 않고 산다는 건 일종의 혜택 같았다.
문제는 나이가 들고 몸이 안 좋아지면서 시작됐다.
몸무게가 40kg 초반까지 빠지는데, 처음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냥 빠지나 보다 하고 말았는데, 작년 어느 날 찍은 사진 한 장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분명히 내가 맞는데, "왜 이렇게 핼쑥해 보이지" 푹 꺼진 눈두덩이에 쑥 들어간 볼살, 그냥 해골 하나가 걸어 다니는데.. 하아.. 못 보겠다.
살찌면 괜찮아질 거라는 생각에 몇 개월은 뒹굴거리며 먹기만 했는데, 그나마 붙은 살은 다 배와 허벅지로 몰빵!╰(‵□′)╯
만나는 사람마다 '무슨 일 있어?', '살 좀 쪄야겠다', '왜 이렇게 핼쑥해.' , '밥 좀 많이 먹어라.' 등등 말을 하는데, 듣는 것도 한두 번이지 나중에는 사람을 만나는 자체가 두려울 정도였다.
뒹굴면서 살 찌우는 건 뱃살만 나와서 포기,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찾은 방법이 단백질 셰이크와 운동!
장시간의 유산소 운동은 살이 빠진다고 해서, 단백질 셰이크를 먹으면서 근육 운동 위주로 30분이 넘지 않게 세 번에 나눠서 운동했고,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아서 잠이 잘 온다는 영양제를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달을 꾸준히 한 결과! 두~~~ 둥
필터 없이 말하는 아버지께서 "이제 사람 얼굴 같은데."라고 말하셨다. 앗싸!
여전히 쑥 들어간 볼살은 나올 생각을 안 하고 있지만, 그래도 작년 여름에 찍었던 사진과 비교하면, 진심 인간 됐다.
(나 같은 사람일 경우) 얼굴에 지방 많다고 괴로워하는 젊은 분이 계시다면, 말해주고 싶다. 얼굴에 붙은 지방을 보며 언젠가는 고마워할 날이 올 거라고요!
(참고로 마른 사람한테 살찌라는 말 역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도 살짝궁 알아주시기를 바라봅니다. ^_~)
2024년도 말에 쓴 글입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살이 더 붙었답니다.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