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나는 엄마를 닮은 거였어

by 윤다서영

느긋한 휴일 오전, 엄마와 함께 마트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엄마가 갑자기 어딘가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 저기 고모잖아."

"응. 어디?"

"저기, 저기, 아파트 입구 앞에 둘째 고모."


나는 엄마가 가리킨 쪽을 눈을 부릅뜨고 바라봤다.


"고모가 어딨어? 안 보이는데."

"저 사람 고모 아니야?"


생전 처음 보는, 완전히 낯선 분이었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고모, 아니야."

"아니라고, 나는 맞는 것 같은데."


거리가 가까워질 수로 나는 더 확신할 수 있었다.


"봐, 고모 아니잖아."

"아니야? 이상하네."

"응. 확실히 아니야."


그렇게 작은 해프닝은 끝난 줄 알았다.


그런데!

낯선 분과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다른 골목으로 빠지려는 순간, 갑자기 엄마가 그분을 향해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크게 외쳤다.


"거기서 뭐 해?"


나는 '이게 무슨 상황이지?' 하는 얼굴로 엄마와 낯선 분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런데 낯선 분도 엄마를 향해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짧은 순간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 고모는 아니고 엄마가 아는 분이었구나.'


낯선 분이 엄마 쪽으로 다가오며 대답했다.


"지금 택시 기다려요."


그런데 그분이 가까워질수록 엄마의 표정이 점점 어색해졌다. 낯선 분의 표정도 미묘해졌다.


엄마는 가까이 오신 그분을 빤히 바라보더니, 결국 말했다.


"어머... 고모, 아니네. 죄송해요."


헉! 엄마!


엄마와 낯선 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서로를 스치고 지나갔다.


예전에 내가 약간 안면인식장애가 있는 것 같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 엄마도 나랑 똑같다니!


"엄마, 아무리 그래도 며칠 전에 본 고모를 못 알아보는 건 좀 심하지 않아?"

"머리며 키며, 똑같았는데..."


아니, 어디가?!


구박 아닌 구박을 했지만, 사실 내가 엄마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기에 그냥 웃고 넘어갔다.


그래,

엄마 그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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