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하고 싶었던 이유

feat. 브런치 작가 입성기

by 윤다서영

예전에 브런치 작가를 모신다(?)는 광고를 보고 호기심에 클릭을 해 본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블로그조차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조용히 창을 닫은 기억이 난다.


그리고 올해 초, 다시 브런치 작가를 모신다는 광고를 보게 되었다. 나는 또다시 클릭을 했다. 이번에는 호기심이 아니었다. 확실한 목적이 있었다.


첫 번째 목적

십여 년 전부터 틈틈이 짧은 이야기를 쓰고 있었는데, 마침 어딘가에 올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오래전에 썼던 글이라서 지금 읽어보면 맞춤법도 많이 틀리고, 문맥도 이상하고, 내용도 왜 이래? 하는 글들이 대부분이어서 감히 꺼내놓지 못하고 노트북 안에 조용히 재워 놓고 있었다.


가끔씩 저장된 글들을 읽어보면서, 내가 왜 이런 글을 쓴 걸까? 맞다. 당시에 나는 이런 상황이었지. 그래서 그때의 감정이 드러난 건가? 그때는 그랬구나. 등등 혼자서 많은 생각과 감정에 휩싸이고는 했다.


그러다 저장 실수로 몇몇 파일을 날리는 일이 생겼다.


나는 그저 누군가가 읽어주기를 바랐다기보다, 글을 쓸 당시에 내가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이 표현된 내용들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랐다.


두 번째 목적

동생들이 독립을 하고 부모님과 셋이 살기 시작한 지, 거의 십 년이 넘어간다. 십 년이란 시간 동안 나는 부모님과의 관계에 많은 변화를 느끼는 중이었다. 사소한 것 하나까지 나한테 의지하는 부모님의 모습에서 어느새 내가 보호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점점 흰머리와 주름살이 늘어가는 부모님의 모습에서 부모님과 함께 하는 매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깨달아 가는 중이었다.


부모님과 함께 하는 일상을 어딘가에 남기고 싶었다.


나는 지극히 개인적인 욕심으로 브런치 문을 두드렸다.


처음에는 정말 가볍게 생각했다. 작가 소개나 브런치 활동 계획도 한 두줄 정도 누구한테 카톡 보내듯이 가볍게 적어서 제출했다. 블로그처럼 그냥 신청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첫 번째 시도 때는 대충 /70대 부모님과 함께 하는 40대 자녀의 일상을 공유하고 싶다./고 썼던 것 같다.


당연히 실패했다. 브런치 작가로 모시지 못하게 됐다는 메일을 보고 나서야 폭풍 검색을 시작했다.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한 꿀팁부터 첨삭 지도 등 브런치와 관련된 수많은 검색 내용들을 보면서 당황해서 한동안 눈만 끔벅끔벅했다. 너무 무지했다.


그리고 다시 도전! 이번에는 브런치 작가 성공기 글들을 많이 참고했다. 그리고 브런치에 올릴 수 있는 또 다른 주제가 어떤 게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다. 그러다가 내가 시간선택제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일상을 올려봐도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솔직히, 처음에는 제외했던 주제였다. 전일제든 시간선택제든 직장 생활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해서 전달할 내용이 있을까 싶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굳이 시간선택제 근무라서가 아니라 그냥 직장생활을 하면서 겪은 일들을 올려도 괜찮겠다 싶어서 주제에 넣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또다시 실패.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시간선택제 공무원의 일상과, 70대 부모님과 함께 하는 40대 자녀의 일상, 그리고 40대 미혼 여성의 일상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정도로 썼던 것 같다.


두 번을 떨어지고 나니, 오기가 생겼다. 다시 검색을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너무 간단하게 소개글을 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향후 계획에 앞으로 작성할 글의 목록을 적어놓았기에 소개글은 간단하게 써도 되는 줄 알았는데, 짤막한 문구들이 성의가 없는 것처럼 보였을 것 같았다. (추측입니다.)


다시 도전! 두 번이나 떨어지니 자신감도 많이 떨어지고, 의욕도 상실했지만, 정말 오기로 세 번째 도전을 준비했다.


(소개글)

나는 시간선택제 채용 공무원입니다. 많은 이들이 잘 모르고 있는 시간선택제(시선제) 공무원은 무엇이며, 내가 시선제를 선택했던 계기와 시선제 공무원으로서 일하며 겪은 다양한 일들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70대 부모님과 40대 자녀로 이루어진 가족 구성원의 애환도 다루고 싶습니다. 부모님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바뀌어가는 역할 변화와 그로 인한 다양한 경험들을 나와 같은 시기를 보내고 있고, 앞으로 경험하게 될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향후 계획)

시간선택제 공무원으로 겪은 일들을 공유합니다.

1. 나는 하루 몇 시간만 근무하고 싶었다.(시간선택제 채용 공무원 도전기)

2. 하루 4시간만 근무인데 왜 8시간 근무하는 것 같은 거죠?(직장은 역시 현실이었다.)

3. 나는 하루 4시간 이외의 시간을 내 꿈을 위해 보내고 싶었다.(꿈은 역시 꿈이었다.)

70대 부모님과의 일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1. 나는 자연스럽게 부모님의 보호자가 되어 있었다.(역할이 바뀌었다.)

2. 70대 부모님과의 여행은 짧을수록 좋다(?) (강릉 여행기)


세 번째 도전은 크게 기대하지 않고 결과를 기다렸다. 그런데 역시 내려놓으면 다가온다는 말은 진실이었는지, 세 번째 도전만에 결국 브런치 작가 합격 메일을 받았다!!


기뻐서 혼자서 미친 사람처럼 손뼉 치고, 웃고 난리를 쳤다. 이런 기쁨을 느끼려고 두 번이나 떨어진 건가 싶을 정도로 진심으로 기뻤다.


그리고 지금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된 지 아직 1년도 되지 않았지만,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는 많은 분들이 겪었던 고민들을 하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고민들이 있겠지만, 최근의 고민은 사람들이 많이 읽어도, 많이 읽지 않아도, 글을 올리는 것이 점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동안은 이런 스트레스를 받느니 그냥 아무것도 올리지 말까라는 생각도 했었다. 물론, 다시 열심히 쓰고는 있지만(작가의 서랍에 발행하지 않은 글들이 한가득이다.), 이 역시 내가 겪어야 할 일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현재는 천천히 풀어가고 있는 중이다.


지금까지 기억도 나지 않은 수많은 두려움으로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았는데, 이번에도 포기하면 정말 나 자신한테 진심으로 실망할 것 같아서, 처음 브런치를 시작했던 마음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신을 다잡고 있다.


정말 가볍게 생각하고 시작한 브런치가 생각지도 못하게 여러 방면으로 나 자신을 성장시켜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만약, 브런치 작가가 되는 것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 계신다면, 우선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도전해보기를 바란다. 고민은 하나씩 나타날 때마다 풀어나가면 되니까!(되지 않을까요?( •̀ 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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