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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다서영 Mar 03. 2023

싸이월드에서 추억을 떠올리다

사진은 사라졌지만, 추억은 남아있었다.

언제였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싸이월드가 닫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아무 감정이 없었다. 싸이월드에 꽤 많은 사진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백업할 생각도 없었다.


사진을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고, 그동안 찍었던 사진들이 어느 순간 사라지는 걸 보면서, 허무함마저 느끼고 있을 때라서 더욱더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최근에 나는 싸이월드가 다시 살아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싸이월드에 다시 들어갈 수 있다고?!


호기심이 돌았다. 그래서 싸이월드 앱을 깔고 로그인을 하고 들어갔다. 하지만, 사진은 보이지 않았다. 검색을 해보니 접속을 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 업로드된다고 적혀 있었다.


그래서 싸이월드를 아예 잊어버리고 있다가, 불현듯 떠올라서 며칠 전에 다시 들어갔다.

하지만, 여전히 사진은 보이지 않았다.


싸이월드 고객센터 "자주 하는 질문"에 관련 내용이 있었다.

싸이월드에 있는 내 사진 881개는 다 날아간 것 같다. 사진이 사라져도 상관없다는 마음이었는데, 사람 마음이란 참, 이상하다. 다시 오픈이 안 되었다면, 어차피 볼 수 없는 사진이었다. 그런데 오픈된 사진첩에서 "사진이 없어요"라는 문구를 보니 왠지 모르게 싱숭생숭해졌다.


2006년~2009년 사진이 대부분이었다. 그때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인데, 여행 폴더만 한 가득이다.


체코, 일본, 안동, 스위스, 런던, 암스테르담, 강촌, 청평, 하동, 베를린, 파리, 로마, 오스트리아 등등


딱 위의 순서대로 폴더가 만들어져 있었다.


나 집순이 아니었나.

그러고 보니 코로나 전만 해도 일 년에 한두 번은 꼭 해외든 국내든 여행을 다녔었다.

아마도 코로나를 핑계로 집순이가 되어버린 게 아닌가 싶다.


싸이월드 사진첩 목록을 보는데 내 안에 잠재되어 있던 여행가(?)의 피가 다시 한번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행을 다니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들도 하나씩 떠올랐다.


앞으로 틈틈이 평범하지 않았던 에피소드를 하나씩 올려볼 예정이다. 그러다 보면 다시금 여행이 하고 싶어지지 않을까? 기대해 보면서..., 집순이는 물러가라!!


(솔직히 아직은 움직일 생각만 해도 피곤한 1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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