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포트를 꺼내고 물로 한 번 헹군 다음 정수기 물을 받아 끓입니다.
그 시간 동안 전자저울을 꺼낸 후, 커피통에 원두를 담습니다. 혼자 마실 때는 20g, 아내랑 같이 마실 때는 60g입니다. 출근할 때 보온병에 담아줍니다.
그라인더에 원두를 넣고 갈아줍니다. 드리퍼에 필터를 끼우고 깨끗한 물로 헹궈줍니다. 종이 냄새를 없애기 위함이죠.
갈아낸 원두를 드리퍼에 넣습니다.
그동안 포트에서 끓었던 물을 다시 드립포트(드립용 주전자)에 담아 인덕션에서 한 번 더 끓입니다. 90도 이상의 온도로 올려야 맛있는 커피가 추출됩니다.
뜸은 30초 정도, 드립을 하는 시간은 3분을 넘기지 않습니다. 20g은 200cc, 60g은 600cc를 맞춰서 내립니다.
과정이 많아 복잡해 보이지만, 몇 년간 하던 습관이라 어렵지 않습니다. 몸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오히려 단순하죠.
커피를 내리기 위한 위의 모든 과정은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행됩니다. 물이 끊는 소리, 그라인더에서 원두가 갈리는 소리를 제외하고는 큰 소리는 없습니다. 그 과정에 몰입합니다. 이 시간은 맛있는 커피를 내리는데 집중합니다.
"아!~ 맛있다!"
결과는 이 한마디로 귀결됩니다.
커피를 사랑한 음악가 '베토벤'은 아침 5시에 일어나 원두의 개수 60개를 딱 맞춘 뒤, 내려마셨다고 하죠. 단순한 동작을 통해 하루를 차분하게 이어가겠다는 마음이 엿보입니다.
또한, 산책을 통해 더 나은 마음과 정신을 가지고 음악에 집중하고자 노력했다고 전해집니다. 그 시간에서 떠오르는 악상과 아이디어는 메모를 통해 남겼고요.
요즘 읽고 있는 책의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도 단순한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기상 후, 글쓰기를 오전까지만 하고 나머지 시간은 달리기(운동), 독서, 음악 감상을 한 후 일찍 잠자리에 드는 루틴입니다. 이를 통해 작품에만 열중하는 생활습관을 완성합니다.
단순한 생활패턴은 집중력을 끌어올리는데 최적의 방법이라고 봅니다. 시간이 갈수록 해야 할 고민과 일이 많아지는 데 이를 최대한 제거함으로써 몸과 마음을 최대한 집중력 있게 사용할 수 있죠.
제 하루의 일과는 이렇습니다. 기상 -> 회사 -> 운동 -> 스카 -> 취침입니다. 주말에는 회사만 빠집니다.
가끔씩 약속이 끼어들지만 최대한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좋아했던 골프도 경제공부를 시작하면서 없앴죠. 그때 없애지 않았더라도 올해에는 똑같이 했을 겁니다.
그 시간과 자투리 시간은 독서( & 이웃님들 글 읽기), 글쓰기, 필사의 시간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타인과의 약속으로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습니다. 회식을 하면 상사, 동료, 후배들과의 대화를 하게 되죠. 시작할 때는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회식의 목적) 하지만, 뒤로 갈수록 의미 없는 대화, 했던 이야기 또 하기를 반복합니다.
처음에는 시간이 안가지만 술이 사람을 마시기 시작하면 새벽까지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음주의 후유증은 다음날에까지 영향을 줍니다. 2일의 시간이 그렇게 낭비되죠.
이젠 불필요한 약속은 없애고 있습니다. 물론 좋은 사람들과의 약속은 이어갑니다. 나머지는 모두 저를 위해 사용합니다. 그래도 시간이 모자라니까요.
오늘 하루를 무엇으로 채울지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 매일 하던 습관이 있고, 루틴에 맞춰져서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생각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를 더할 뿐입니다.
하루의 시간을 좋은 것으로 단단히 뭉쳐서 습관과 루틴으로 꾸며보세요. 이전보다 나에게 더 짙은 색깔로 드리워지게 만들어 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