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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R POST Jul 31. 2018

뉴스의 시대-정말 분노해야 하는가?  

분노 뒤에 숨은 자기 권력화  

분노하라? 


'뉴스를 많이 보면 사회에 분노한다.' 알랭드 보통의 "뉴스의 시대"에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다시 책을 뒤적여야 정확하게 문장을 알겠지만, 책을 읽은 후 나의 생각에 남은 기억은 '뉴스를 볼 때 분노보다는 현실을 보자'라는 마음가짐이었다. 


오늘 두 개의 뉴스를 보면, 생각에 잠긴다. 



https://news.v.daum.net/v/20180729202803368?rcmd=rn


이 뉴스는 먼저 사람들을 은행과 서민으로 나눈다. 그리고 '서민이 예금한 금액으로 은행이 장사를 한다'는 서민 입장의 주장을 바탕으로 뉴스를 시작한다. 



이자 수익 10조? 


이자 수익 10조라는 거대 금액을 제시하며 금액을 강조한다. 그리고 각 은행당 2조씩 5개 시중은행을 제시한다. 결국 은행 당 2조다. 전체 은행이 10조다. 하지만 사람들은 2조에 대한 인식보다는 처음 10조에 대한 충격에 휩싸여 있다. 그리고 은행 총장의 연봉 9억을 제시하며 방점을 찍는다.  


다른 기사에는 은행 평균 3개월 월급이 중소기업 12개월 월급과 같다는 내용으로 뉴스를 시작한다. 금액을 월로 환산하니 은행 평균 월급은 800만 원, 중소기업은 평균 월급은 200만 원이다. 일반 중소기업보다 은행이 월급 많이 받는 것은 예전부터 알던 사실이다. 그러니 많은 청년들이 공부해서 은행에 입사하려고 한다. 문제는 '은행 월급과 중소기업 월급 비교가 이 뉴스에 왜 필요한가?'이다. 갑자기 '우리들이 낸 예금으로 은행 직원들 평균 월급이 800만 원이야!'라는 분노를 자아내는데 중소기업 직원 예금이 은행 직원 월급을 만든 것인가? 너무 내용 없는 획일화된 잣대이자 주장일 뿐이다. 




당신은 왜 화를 내는가? 


그럼 은행은 서민들의 돈을 뽑아서 돈만 밝히는 '사회 악'인가? 


질문 1. 은행원이 월급 800만 원을 받든, 1000만 원을 받든 그들의 월급을 비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준 예금을 가지고 그들이 돈을 벌었다고 하기에는 애매하다. 그 이유는 난 예금에 대한 약속된 이자를 확인하고 은행에 예금을 했고, 그 이자를 받는다. 그런데 왜? 내 예금이 은행 직원들의 고수익이 된다는 논리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그럼 내가 대출을 받은 사람이라고 가정하자, 사실 1 금융권 은행에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대출받기 힘들다. 그나마 주택담보 대출은 다른 대출에 비해 조금 쉽다. 1 금융권에서의 대출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목돈을 마련해서 좋다. 그런데 갑자기 뉴스는 나의 대출 이자로 은행 직원들은 성과급 잔치를 한다고 비난한다. 경기가 침체되어 대출이자를 갚아 나기 힘든 요즘, 저 뉴스는 갑자기 나를 분노로 돌아 서게 한다. 내 대출 이자로 그들이 성과급 잔치를 한다고? 버럭


그럼 뉴스에서 말하는 예금과 대출 차이를 보자. 과거 2.27%에서 2.35%로 그 차이가 올랐다고 한다. 그럼 결국 3% 미만 되는 예금 이자, 대출 이자 차이인데? 이 차이가 많은 것일까? 과거보다는 커졌다. 그럼 은행이 이 차이를 올린 이유는 무엇일까? 예금을 해도 이자가 낮고, 대출을 하면 이자가 이전보다 높다는 말이다. 결국 은행이 예전보다 더 돈을 번다는 이야기다. 과연 그럴까? 


여기서 프레임은 결국 예금과 대출밖에 없다. 국내 경기, 해외 금리 인상 등 다른 경제적 요건은 아무런 설명이 없다. 그저 예금자와 대출자의 금리 차이만 언급할 뿐이고, 예금, 대출 이자에서 서민들이 피해를 보는 구조라 설명하니 서민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자. 


은행이 꼭 예금에 대한 이자를 많이 줘야 하고?
대출에 대한 이자를 적게 해야 하나? 


왜? 은행이 꼭 그렇게 해야 하는 의무는 무엇인가?  


왜? 화를 내는가? 은행이 자신의 의무를 안 해서? 무슨 의무? 은행이 내 예금을 가지고 돈을 벌어서? 왜? 예금을 넣었는지? 예금 이자는 받고 있지 않는지? 은행이 내 대출 이자를 가지고 돈을 벌어서? 은행에서 돈을 빌린 이유는 무엇인지... 왜 분노하는 것일까? 은행이 경기 침체에 동참하지 않아서... 나는 이렇게 힘든데 은행 직원들은 돈을 많이 벌어서... 



그럼 이 뉴스는 어떤가?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7&no=849703


같은 신문사도 시간이 지나면 전혀 다른 관점의 이야기를 쏟아 낸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클릭수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위 기사를 보자. 은행 직원들이 조기에 명퇴를 하고 현재 시중 은행 영업점을 줄이고 있다는 뉴스다. 월급 많이 받던 직원들이 지금 잘리고 있는 것이다.  그럼 이 기사에는 어떤 감정으로 동정해야 하는가?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8&no=475632


이건 다른 기사다. 연봉이 높은 은행 직원들에 대한 비판이다. 그럼 궁금해진다. 의사는 왜 비판하지 않는지? 의사도 환자 때문에 돈을 벌고, 나의 고통 때문에 돈을 버는 사람들 아닌가? 변호사는 어떤지? 변호사는 나의 불행 때문에 돈을 번다. 누군가의 소송이나 내가 억울해서 한 소송 때문에 돈을 버는 집단이다. 그들의 고액 연봉도 문제가 있나? 


다시 질문이 돌아간다.  은행에 있는 예금 금액이 내가 낸 예금 금액인가? 난 예금 이자를 받고 있지 않는가? 은행의 대출 이자를 왜 내고 있는가? 돈이 필요해서 은행에 찾아간 사람은 바로 '나'가 아닌가? 아이러니하다. 



문제의 핵심은 없고... 


현재 대기업들은 더 이상 한국의 시중 은행에 의지하지 않는다. 과거 IMF 때 휘청했던 대기업들은 IMF로 한 가지 교훈을 가진다. '자기 자본 비율을 높여야겠구나. 그래야 세계 시장에서 안전한 장사를 할 수 있겠구나.' 그때부터 대기업들은 BIS(자기 자본 비율을 높였다.) 막대한 해외 투자를 위해서 안정적인 자금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우가 본보기였을 것이다. 막대한 해외 투자를 산업은행에서 돈을 빌려했던 김우중 회장. 결국 분식회계라는 사상 최대의 횡령과 배임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피 눈물 나게 만들었다. 김우중 회장은 그때 정부가 더욱 투자했다면 지금 대우는 더 성공했을 것이라고 후일 그의 자서전을 통해서 밝힌다. 결국 정부와의 갈등 때문에 아까운 회사들이 해외 대기업의 먹잇감이 되었다는 주장이다. 아주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GM 대우 사건만 보더라도 당시 GM 대우 매입 금액이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문제가 가정이기에, 그의 주장에 타당성은 없다. 


어쨌든,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은 대기업은 시중 은행의 대출이 필요하지 않다. 은산분리로 은행을 안 하고 있을 뿐, 이미 대기업의 사내 유보금은 은행과 맞먹을 정도로 크다. 하지만 이 금액이 세계 시장에서 큰 금액은 아니다. 그만큼 한국 기업이 누비는 세계 시장 자체가 매우 크다. 더 이상 국내 시중 은행이 기업에 갑의 위치도 아닐뿐더러, 대기업이 은행의 대출이 필요하지 않다.  


그럼 한국의 시중 은행은 결국 중소기업이나 가계대출로 돈을 벌어야 한다. 문제는 가계 대출을 조장한 것이 과연 은행의 문제인지 다시금 되짚어 봐야 한다. 1 금융권의 대출은 담보로 설정되기 때문에, 사실 대출 자체가 쉬운 것도 아니다. 그래서 그들이 가계 대출을 통해서 막대한 돈을 착취(?)한다고 볼 수 있을까?  


단지 은행권이 중소기업을 통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한국 중소기업 시장이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세계 시장에서 더 큰 대기업으로 진출하여 막대한 부를 창출해야 하지만, 정부의 규제는 중소기업에 도전 정신보다는 '이대로가 좋소이다.'라는 안일한 자세를 취하게 한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가려고 하는 순간, 수많은 규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사실 중소기업의 글로벌 시장 도전은 두려움에 망설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대출도 꿈꾸지 않는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세계 시장은 변화되고 결국 중소기업들은 경쟁력을 잃는 현실에 있다. 

http://news1.kr/articles/?2737350


즉 은행이 돈 빌려 줄 때가 없다. 


그러니 결국 은행은 만만한 서민들을 통해서 돈을 버는 것이다. 서민은 일단 숫자가 많으니 규모의 경제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담보 없이는 빌려 주지 않는 1 금융권이니 은행들은 손해를 보는 게 없다. 문제는 서민의 이자가 아니라, 중소기업의 약함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정부의 힘 겨루기 


https://news.v.daum.net/v/20180729212639183?rcmd=rn


일감 몰아주기 문제에 대한 질문 


뉴스에서 보듯이 A라는 현대차 자회사 광고회사가 현대차 광고를 일감을 받아 성장한다. 그래서 불공정하다는 기사다. 그럼 B라는 회사를 넣어 보자. B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가? 우선 B회사는 공정위에 가야 한다. 그리고 현대차를 불공정 관행으로 고발한다. 그리고 현대차의 광고를 받는다. 


왜? 일감 몰아주기안에서 불공정하게 대우받는 B회사는 꼭 현대차를 가야 하는가? 한국의 시장을 현대차 하나로 봐야 하는가? B 광고 회사는 다른 업체를 찾아갈 수 없나? 다른 회사들도 다들 자회사가 있어서 성장할 수 없을까? 그럼 거꾸로 다른 대기업 자회사들은 모두 능력 없이 일감 몰아주기로 성장하는 회사인가? 


내가 B 광고 회사 CEO라고 가정할 때, 우선 기분이 나쁘다. 나의 광고 회사가 이미 성장할 수 있는 거래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을 상대로 안 하면 내가 광고 회사로 성장할 수 없는가? 아니면 모든 회사들이 다 광고 자회사를 가지고 있는가? 공정위에 가서 대기업 자회사 불공정 관행을 신고할 시간에 우리 회사만의 경쟁력 상승을 고민해야겠다. 


http://www.sisapress.com/journal/article/176323


경영권 VS 상속세


일감 몰아주기를 반대하는 공정위의 진짜 목적은 오너 일가의 경영권 약하다. 30%의 지분율에 29.9%의 지분율을 가지고 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그 지배권을 갖는 오너 일가를 공격한다는 취지다. 불공정이라는 단어보다는 경영권이라는 단어가 이 주제의 핵심이다. 


하지만 일감 몰아주기 행동 이면에는 65%나 되는 상속세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어떤 기업도 자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일감 몰아주기를 하는데 그 이면에는 상속세를 피하면서 경영권을 계승하는 꼼수가 숨겨 있다. 


결국 상속세를 낼래? 아니면 경영권 약하게 할레? 


라는 협박 아닌 협박을 정부가 하는 것은 아닐까? 결국 정부의 힘이 기업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새로운 구조를 짜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오너 경영권이 약해진 기업에 지속가능성을 주장하는 공정위 위원장의 말이 사실일까? 세계 많은 기업들이 오너 경영권 속에서 오랫동안 기업을 유지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까? 그 안에서 정부는 어떤 힘을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일까? 



분노의 화살 속에서 


사람들은 뉴스를 보며 쉽게 분노한다. 저들은 왜 이리 잘살아? 역시 지들끼리 해처 먹는구나? 내 예금으로 저런 혜택을? 난 뭐지? 난 왜 이리 거지 같이 사는데 저들은 잘 살아? 등등... 그리고 그 분노의 해결사로 국가를 찾는다. 그리고 국가에 권력을 준다. 


뉴스는 분노하라고 끊임없이 마수를 건다. 그리고 뉴스를 클릭하게 한다. 과연 그 뉴스가 나에게 가치가 있을까? 분노로 정부의 힘을 강하게 하라는 말인가? 아니면 나의 삶을 스스로 바꿔 보라는 말인가? 


만약 나의 삶을 스스로 바꾸라는 주장이라면, 정부의 힘보다는 자신의 힘을 키워야 한다. 만약 자신의 힘을 키우지 못하는 환경이라면, 어떤 환경부터 바꿀 수 있는지를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그리고 변화의 틈새를 찾아야 한다. 뉴스가 말하는 분노의 역류 속에 자신의 변화의 틈을 보지 못하면 안 된다. 


정부는 자신의 삶에 많은 변화를 줄 것처럼 자신에게 권력을 이임하라고 하지만, 결국 그 권력을 사용하여 자신의 힘을 강하게 할 뿐, 나에 대한 어떠한 힘도 실질적으로 보태주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약간의 도움을 줄지언정, 궁극적인 나의 변화 중심에 정부가 존재할 수는 없다. 나의 변화는 내가 하는 것이다. 


나의 존재의 힘은 정부가 아닌 바로 나로부터 출발한다. 



왜 분노해야 하는가? 


차분해야 한다. 그게 나를 위한 길이다. 분노는 자신의 결핍과 타인에 대한 공격성에서 온다. 왜 내가 타인을 위해서 분노해야 하는가? 나의 분노가 누구를 향한 것일까? 차라리 타인을 도와준다면 분노보다는 이타심을 가지고 측은지심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나의 분노를 정치인들이 이용하는 것은 아닐까? 나의 분노를 결집하여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시키는 것은 아닐까? 


그 분노를 통해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이 크다면 분노해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분노를 조장하는 사람들의 자기 권력화에 속지 말아라. 



나는 분노보다 차분함을 선택할 것이고, 분노보다 따뜻한 이타심을 택할 것이다. 그리고 분노를 조장하는 저들의 위선에 나는 대응하지 않을 것이다. 단, 난 나의 길을 나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걸어갈 뿐이다. 세상을 더 정확히 이해하고 분노보다는 현실을 차분하게 바라보는 냉철한 시선이 필요할 때이다. 


H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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