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에서 작아지는 기자들..왜그럴까?

윤석열 전 검찰총장 기자회견을 보면서

by 윤다빈

일간지에서 국회를 출입하고 있는 6년 차 기자입니다.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오늘 윤 전 총장은 시민들 앞에 본인의 육성으로 정치 참여의 이유를 밝혔고, 50분이라는 비교적 긴 시간 동안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졌습니다. 저는 현장에는 가지 않았지만 몇몇 지인들은 기자회견을 생중계로 보면서 '왜 이렇게 현장에 간 기자들의 질문이 무디냐'는 지적을 해줬습니다.


실제로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비교적 다양한 주제가 다뤄졌지만 가령 보수 진영에서 핵심 이슈로 생각하는 '서울중앙지검 시절 이른바 적폐 수사의 정당성'이라든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하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경제 비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은 점도 궁금하더군요. 공정성을 강조했는데, 본인이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재직 시절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에게 요직을 주면서 소위 '윤석열 사단'을 만든 것은 공정성에 부합하는지도 묻고 싶은 주제였습니다.


현장 기자들의 잘못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질문 기회를 얻고자 했던 기자들은 분명 최선을 다했을 것입니다. 질문 기회가 제한되고 질문자로 호명되더라도 한 번 밖에 질문 기회가 없는 만큼 신중하게 질문을 구상했을 것입니다. 더구나 대부분의 기자들이 소위 '윤석열 마크맨'으로 첫 질문부터 날 선 공방을 벌이기에는 향후 관계에 있어서의 우려가 작용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언론사 차원에서 윤 전 총장과의 관계 때문에 질문에 제약이 생긴 경우도 있었을 겁니다.


여기에 날이 선 질문을 하게 되면 윤 전 총장을 극렬하게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소위 '윤빠'나 '윤까'들에게 온라인 공격을 당할 각오를 해야 할지 모릅니다. 정도가 심할 경우 '사이버 테러'가 되기도 하죠.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 기자회견 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국회 기자회견 때 우리는 이런 모습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테러에 대한 공포는 요즘 현장 기자들이 실존적으로 안고 있는 고민 중 하나입니다.


오늘 기자회견을 보면서 느낀 단상을 주저리 읊었습니다. 정치부 기자로 일하면서 여의도와 시민들 사이의 간극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게 국민 주권과 민주주의를 실현시키는 하나의 길이라고 믿습니다. 최대한 자주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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