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문 기자'가 많았던 이유

by 윤다빈

언론사들은 보통 대선 국면이 되면 여야의 유력 후보에게 2~3명가량의 마크맨을 배정합니다. 그런 만큼 당시 문재인 캠프에 출입하는 기자들은 수백 명에 달했습니다. 필자가 다 알지는 못하겠지만 당시 이 많은 기자들 가운데, 문 후보를 좋게 평가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문 후보를 좋아하던 필자가 '친문 기자'로 놀림을 많이 받았던 시절이었습니다.


기자들이 문재인 후보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문 후보는 일단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선호하는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 주요 행사마다 백블(백브리핑) 형식으로 질의응답을 하기는 했지만 대체로 질문 숫자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기자회견보다는 지지자들과의 토크 콘서트 형태로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걸 좋아했습니다.


문재인 대세론이 한창이던 2017년 2월에는 문 후보의 행사가 끝나고 그에게 다가가 질문하려던 기자들을 수행하는 참모들이 막으면서 마찰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한 기자는 넘어져 약간의 부상을 입었죠. 결국 당시 김경수 대변인에 이어 문 후보 본인이 다음날 해당 기자에게 사과를 하면서 일단락됐지만 후보와 기자들과의 긴장관계는 늘 유지됐습니다.


후보뿐 아니라 캠프 관계자들을 취재하는 데도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그가 유력 후보인 탓도 있겠지만 광흥창팀을 중심으로 한 그의 이너서클 그룹은 특별한 친분관계를 쌓기 전까지는 취재에 잘 응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언론 프렌들리'를 내세웠던 당내 경쟁후보들과 비교되면서 불통 캠프라는 오명도 받게 됐습니다.


KakaoTalk_20160811_181624964.jpg 2016년 8월 한 행사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질문을 하기 위해 뛰어가는 필자의 모습



여기에 평소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문 후보의 특징도 한몫했습니다. 몇 달을 마크맨으로 쫓아다녀도 처음 보는 기자들 대하는 듯하는 그의 태도에 후보와의 친밀감 형성을 기대하는 기자들은 실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필자 역시 현장을 거의 1년 가까이 쫓아다니고서야 제 얼굴을 알아보기 시작해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평소 '기레기'라는 말을 즐겨 쓰는 분들이라면 기자들 또한 기득권의 일부고, 그래서 반기득권 후보였던 문재인을 싫어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기억하는 당시 캠프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기자들이 문 후보에게 다가가려 했고, 문 후보와 캠프에서 일정 부분 거리를 두는 형국이었습니다.


이러한 문 후보 측의 태도는 집권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지금까지 질의응답이 가능한 기자회견을 8차례 열었을 뿐입니다. 주로 지자자들과 대화하거나 SNS에 글을 올리는 방식으로 소통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국민들은 대통령의 비전과 생각을 제대로 들을 기회가 적었습니다. 이는 국정 난맥상의 한 요인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후보에게 질책 받은 참모가 웃은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