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마세요, 당신의 가게는 감옥이 아니라 꽃밭입니다
꿈도 희망도 없었다면, 아마 다시 일어서지 못했을 겁니다.
책이나 SNS를 보면 꼭 나오는 말들이 있죠.
"꿈을 꾸세요", "희망을 품으세요", "절대 무너지지 마세요."
사실 저는 이 말들을 참 싫어했습니다.
꿈을 꿀 상황이 되어야 꿈도 꾸는 것이고, 희망을 품을 만한 삶이어야 희망도 생기는 법이니까요.
이미 내 삶은 형편없이 무너져 내렸는데,
대체 뭘 무너지지 말라는 건지 비웃음이 나오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지금 당장 바닥을 치고 있다고 느끼는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거예요.
당장의 하루가 괴로운데 무슨 꿈타령이냐고,
남의 일이니까 그렇게 쉽게 말하는 것 아니냐고 쏘아붙이고 싶었죠.
알려줄 거면 아주 현실적인 대안을 주든가, 아니면 차라리 내버려 두든가.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참견들이 그저 듣기싫을 때가 제게도 있었습니다.
누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시 일어설 방법을 알려줬으면 싶었습니다.
내 인생은 왜 이렇게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는지 원망하고 탓할 대상만 찾았죠.
그런데 알고 보니 답은 제가 가장 잘 알고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이미 알면서도,
그저 인정하고 싶지 않아 현실을 피했던 것뿐입니다.
지금도 저에게 번지르르한 꿈 같은 건 없습니다.
그저 예전부터 가슴 한구석에 품어온 똑같은 꿈을 여전히 꾸고 있을 뿐이죠.
'xx커피하우스 컴퍼니'라는 이름을 세상에 내놓는 일.
그 목표 하나를 붙잡고 좌절을 견디며 다시 일어섭니다.
가게를 옮기고 나서 겪은 최악의 매출은 하루 7만 원이었습니다.
번듯한 건물에 인테리어까지 다 해놓고 커피를 파는데 하루 매출 7만 원이라니,
다들 거짓말 말라고 놀라더군요. 하지만 정말입니다.
매장 이전하고 나서 도저히 잊을 수 없는 날이죠. 그날 저는 주저앉아 울었습니다.
이러려고 여기까지 왔나, 나는 왜 장사를 하고 있나 싶어서요.
어디선가 "가게에 문제가 없는 게 아니라 네가 노력을 안 한 거다. 동네에 사람이 없다는 핑계는 대지 마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참 무책임하고 아픈 말입니다.
현장에 발을 딛고 서 있는 사람으로서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정말로 사람이 모이지 않는 구조의 동네, 흐름이 끊긴 상권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아무리 나눠 먹으려 해도 애초에 나눌 '파이' 자체가 없는 곳들이 있지요.
반경 500m 안에 카페가 15개가 넘게 들어차 있고,
인근의 대형 프랜차이즈 매출까지 합산된 평균치로 상권을 평가받을 때,
개인 카페가 손에 쥐는 숫자는 처참할 수밖에 없습니다.
임대료 내고, 재료비 빼고 인권비 주고 나면 숨 쉬기도 벅찬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자영업을 '지독한 짝사랑'이라 부릅니다.
찾아와 주시는 손님 한 분 한 분이 눈물이 날 만큼 고맙지만,
손님이 없는 시간은 기약 없는 기다림의 연속이니까요.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실 겁니다.
특히 먹는 장사는 손님이 있고 없고에 따라 마음이 천당과 지옥을 오갑니다.
기다리고, 인내하고, 아픔을 참으며 울고 웃는 과정.
자영업은 마치 창살 없는 감옥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먼저 이 공간을 사랑해야 남들도 사랑해 줍니다.
우리가 버텨내야 사람들도 언젠가 알아주기 시작하죠.
이제 그 '예쁜 감옥'에서 너무 울지 마세요.
그곳이 감옥이 아니라 내가 가장 오래 머무는 소중한 꽃밭이라고 생각합시다.
내가 있는 공간이 편안해야 내 삶도 살아납니다.
자영업자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마음으로, 우리 조금만 더 견뎌보아요.
울지 말고, 좌절하지 말고, 그렇게 함께요.
-윤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