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나는

아직 걷는중입니다.

by MSG윤결




고아원에 버려졌던 날


4살의 기억을 하는 사람은 몇이나될까?

나는 기억한다. 온전히 상처가 되어 그랬을까

아니면 그날의 기억만 또렷이 기억나는걸까?



나는 어느날 엄마를 만나게 해준다는 말만 믿고 작은엄마를 따라나섰다.

그 말이 너무 좋아서 진짜 엄마한테 간다는것이 너무 좋았다. 엄마를 만나게 될테니까


얼마나 차를 타고 이동했는지는 모르지만 도착한 곳 앞에서 기다리라고 말을했다.

나의 간식을 사러 다녀오겠다는 말을 한채, 금방 올것이니,

여기 문앞에 이모가 나오면 추우니까 안으로 들어가 있으라는 말을 남겼다,

그 어린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허나, 그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다.


나중에 그곳이 고아원이라는 것을 늦게 알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날은 아무것도 몰랐다.

나는 그냥 집에 가고 싶다고 울었다. 집에 데려다달라고 아빠를 찾으면서 울었다. 밥도 먹지않고 울기만했다

선생님은 곧 적응될거라며 나를 달래주었다.


며칠이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지금 그때를 생각해보면, 어느날 어느시간이 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내가 고아원에 가 있는 동안 아빠는 계약된 일을 끝마치고, 오랜만에 늘 그랬듯 할머니 댁으로 돌아왔을것이다. 그런데 내가 없었다고 했다.


처음엔 다들

“지 엄마가 잠깐 데려갔겠지”라고 했고, 애 엄마가 애를 데려갔을 리 없다는걸 알아서, 아빠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아이를 잠깐이래도 데려갈 여자가 아니라는 걸 아빠는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없어진걸 안 이후 아빠는 사람들을 붙잡고 물었다.

작은엄마에게 연락했고 친척들을 추궁했고

어디로 갔는지, 왜 데려갔는지 계속해서 확인해야만 했고

느낌이 계속 이상하고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한다


사람들은 묻는말에 엉뚱한 이야기만 하고 말들 자꾸 바뀌었다고 했다.

그제야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아빠는 확신했을 것이다.


며칠이 지났을까, 비가 오던 어느날, 아빠가 고아원으로 나를 찾으러 왔다.

온몸이 다 젖어 있었다. 우산도 없이 나를 찾느라 여기까지 왔다는 게 그 모습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나를 보자마자 아빠는 달려와 나를 꼭 안으며 울었다.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냥 울었다.

그리고 말했다.

이제 집에 가자고.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계속 말했다.


그날 집으로 돌아온 기억은 없다.

아무 장면도 남아 있지 않다.

아마 너무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머리가 기억을 지워버린 것 같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나는 안다.

가족에게도 버림받을수있고,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을수도 있다고..



그리고

누군가 나를 찾으러 와주지 않았다면 나는 거기에

그대로 남았을지도 모른다는 것도.


어릴땐, 그렇게 생각했다

차라리 그때 데리러 오지않았다면

마음은 외로울지언정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다큰 지금에서 생각해보면,


어땠을까...?




그날 이후, 나는 항상 버림 받을까봐 무서웠다.


문이 열리는 소리, 계단을 오르는 발소리,

낯선 사람의 기침 소리에도 괜히 심장이 두근거렸다.


버림받았을때의 느낌은 생각보다 빨리 몸에 배었다.

버림받고 기다리다 보면 울음은 줄어들고 기다리다 보면 기대도 낮아진다는 걸

아주 어릴 때 배워버렸다.


누군가는 금방 온다고 말했고

누군가는 잠깐만 기다리라고 했고

누군가는 아무 말도 없이 사라졌다.

그 모든 말의 끝은 늘 같았다.

그 누군가는 꼭 항상 엄마였다,


그래서 나는

기다리는 동안 할 수 있는 것들을 스스로 만들었다.

바닥의 무늬를 세고, 창밖 하늘 색을 기억하고,

시간이 흘러간 흔적을 하나씩 마음에 접어 넣었다.


아무도 오지 않아도 언젠가는 올 것처럼.


사람은 기다리는것이 아니다, 그냥 믿지않는것이다.

그렇게 믿으며 살아왔다,


그리고 그시간들은 꽤 오랫동안

내 삶의 방식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