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by MSG윤결



나와 같은 상처를 가진 당신에게


이 글을 읽다가

“왜 이 얘기가 내 얘기 같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

아마 우리는 비슷한 시간을 지나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다들 잘 살고 있습니다.

밥도 먹고, 일도 하고, 웃을 줄도 압니다.

그래서 더 아무도 묻지 않습니다. 정말 괜찮은지.


우리는 이미 오래전에 배웠습니다.

아픈 이야기를 꺼내면

분위기가 무거워진다는 것도,

“이제 다 큰 어른인데”라는 말이

얼마나 쉽게 상처를 덮어버리는지도요.


그래서 그냥 살아갑니다.

버텨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서

과거를 돌아볼 틈도 없이요.


그런데 이상하게 삶이 조금만 힘들어지면

이미 끝난 줄 알았던 기억들이

아무 예고 없이 다시 나타납니다.


아무도 몰래,

나 혼자만 다시 그때로 돌아간 것처럼요.


저도 그렇습니다.

사실 많이 괜찮아졌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도

“이 정도면 됐지”라고 말해왔습니다.


하지만 어떤 날은

이유 없이 지치고,

아무에게도 기대고 싶지 않으면서도

사실은 누군가에게

괜찮다는 말 한마디를 듣고 싶습니다.


이상하죠.

우리는 이미 충분히 버텨왔는데

아직도 이렇게 힘들다는 게.


치유되었다고 말하자니

아직 아프고, 아프다고 말하자니

너무 오래 참고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완전히 나은 사람이 아니라

아픈 채로 잘 살아가는 법을 배운 사람들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혹시 그렇지 않나요.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하루하루를

겨우 넘기고 있지는 않은지.


남들보다 유난히 약한 것 같아서

스스로를 자주 탓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래서 이 말은 꼭 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약해서 그런 게 아닙니다.

유난스러운 것도 아닙니다.

그만큼 혼자서, 오래, 잘 버텨왔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당신은 이미 충분히 애써왔습니다.


저는 아직도 완전히 괜찮아지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쉽게 괜찮아지지 않을 겁니다.

그래도 요즘은 이런 생각을 합니다.


완전히 괜찮아지지 않아도

조금 덜 아프게는 살 수 있지 않을까.


오늘 하루를 살아낸 나에게

너무 매정하지는 말자고요.


이 글이

당신의 삶을 바꿔주지는 못해도

“아,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그 생각 하나만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에도

저는 또 글을 쓰겠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로,

그래도 계속 살아가고 있는 우리 이야기를요



-윤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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