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라는 단어만 나와도
눈물이 먼저 났다.
세상의 모든 딸들이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나는 정말 그랬다.
누가 엄마라는 단어를 이야기를 꺼내기만 해도
이유 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참으려고 하면 할수록 더 크게 터져 나왔다.
사람들은 나에게 자주 물었다.
왜 그 시절 그 시간을 떠나지 않았느냐고.
왜 그렇게 힘들었으면서 왜 끝내 등을 돌리지 않았느냐고.
대답은 늘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우리를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정말 마음만 먹으면
영영 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무 소식 없이, 아무 설명 없이
그렇게 떠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지 않았다.
부모라는 자리를 끝내 내려놓지는 않았다.
엄마라는 이름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다.
잘하지는 못했을지 모른다.
부족했고, 서툴렀고, 때로는 너무 아팠다.
그래도 엄마는 엄마의자리를 지켰다.
그 사실 하나가 나를 붙잡고 엄마를 떠나지 못하게 했다.
사랑해서라기보다는
차마 끊어내지 못해서였고,
기대해서라기보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믿고싶었다.
그래서 나는 연을 끊지않고 남았다.
울면서도, 흔들리면서도
엄마라는 자리 옆에 자식으로 서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엄마라는 단어는
내 마음을 쉽게 무너뜨린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눈물은 미움만은 아니었다는 걸.
붙잡고 싶었던 마음,
놓아버리면 정말 혼자가 될 것 같았던
어린 나의 두려움이었다는 걸.
성인이 돼서도 아직 불안한 나는
덜 성인이 된 걸까
아직 그 시절을 떠나오지 못한 걸까
-윤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