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새해가 왔다
2026년 새해가 왔습니다.
매년 오는 그 새해인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왔습니다.
특별히 더 설레지도 않고
완전히 희망에 차 있지도 않지만
그래도 나는 또 한 해의 첫날에 서 있습니다.
지난 시간들이 말끔하게 정리된 건 아닙니다.
아직도 풀리지 않은 감정들이 있고
설명되지 않는 마음의 흉터도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올해를 조금 기대해 보기로 합니다.
완전히 나아지지는 않더라도
조금은 덜 아플 수 있기를,
어느 날은 이유 없이 웃을 수 있기를,
어느 날은 과거를 떠올려도 숨이 막히지 않기를.
나는 올해도
대단한 목표를 세우지 않으려 합니다.
“완벽한 나”가 되겠다는 말 대신
조금 더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상처를 지우지는 못하더라도
상처를 다루는 법을
조금 더 배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도망치지 않는 하루,
버티는 하루,
그래도 끝내 살아낸 하루들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이 모든 시간이
나를 덜 아프게 안아줄 날이 오겠지요.
그래서 새해에게
큰 약속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렇게 말해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한 해를 살아보겠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나은 내가 될 가능성을
아직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아직 완성된 어른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는
걷고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올해는 다른 이들도 조금 덜 아프고
조금 덜 힘든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마냥 좋은 날만 있을 순 없겠지만
좋은 날이 올 거라는 희망정도는 품고 살았으면 합니다.
-윤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