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by MSG윤결




엄마.

오늘은 가게에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별일도 없고 특별한 이유도 없는데
문득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 졌어요. 엄마와 딸이 가게에 온 것도 아니고,

엄마 생각이 날 만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냥 갑자기요.

엄마가 해준 밥이 먹고 싶고, 아무 말 없이 찾아가서 “엄마, 밥 좀 줘.” 하고 말하고 싶은 그런 날이었어요.

그러면 엄마는 아무렇지 않게 밥을 주겠죠. 반찬은 없어도 되고 김치랑 밥만 있어도 나는 참 행복할 것 같은데 말이에요.

엄마,
내가 “엄마 밥이 먹고 싶다. 배가 고프다” 이렇게 느껴지는 날은 이상하게도 항상 마음이 조금 힘든 날 같아요. ‘엄마’라는 단어를 떠올리기만 해도 눈물이 맺히는 날, 아무 때나 찾아가도 아직은 그 자리에 있을 엄마가

왜 이렇게 보고 싶은지, 참 이상한 하루였어요.


엄마, 엄마, 엄마.

엄마를 불러보고 싶은 날이에요.
오늘은 많이 불러보고 싶어요.


엄마,

올해는 꼭 용기 내서 엄마랑 둘이 여행을 가보고 싶어요.
어디를 가면 좋을까요. 엄마는 바다를 좋아하니까 바닷가로 가볼까요? 무엇을 먹을까요.

엄마는 뭘 좋아할까요? 사실 나는 엄마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도

잘 몰라요. 엄마도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죠? 우린 그런 점이 은근히 닮았네요.

어릴 때 치킨을 먹으면 엄마는 늘 날개나 목처럼 뼈가 많은 부분을 드시더라고요.
그래서 유심히 봤어요. 엄마가 어떤 걸 먹는지.. 그런데 커서 어른이 되어보니까

나도 그 부분을 좋아하더라고요, 어쩌면 엄마를 따라한 건지도 모르겠어요.

엄마랑 같은 걸 좋아한다고 말하면 “역시 엄마랑 딸은 비슷하다” 그런 말을 듣고 싶었던 걸지도요.

언제부턴가 의식적으로 따라 하려 했던 건 아닌데 엄마가 먹는 건 다 맛있어 보였고
엄마가 좋아하는 건 나도 좋아졌고 엄마가 행복해하면 나도 괜히 마음이 놓이던 시절이 있었어요.

어느 순간부터 엄마를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는 사람이 되어 나는 뭘 요구하거나

해달라고 말하지도 않게 되었지만, 그래도 괜찮았어요.

엄마는 항상 거기에 있으니까요.


엄마.
오늘은 그냥 엄마가 너무 보고 싶은 그런 날이네요



-윤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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