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 사는게 다 똑같지 그럼

by MSG윤결



아무렇지 않게 일을 시작하고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하루를 보내다 보면

오늘을 마무리해야 하는 퇴근시간이 된다.

퇴근시간과 함께 밀려들어오는 수많은 생각들 나에게 일어난 일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래서 그런 걸까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지고 두통이 온다.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웃으며 일을 하고, 웃으며 점심시간을 보내고, 웃으며 사람들과

어우러져 있다가 혼자가 되니 웃음이 사라지고 굳어져버렸다.


아무렇지 않게 집으로 들어가는 게 더 괴로울 것 같아서

들어가는 길에 있는 조용한 카페에 앉아 뜨거운 커피를 시켰다.

가만히 앉아서 커피 향을 맡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싶었다.

무수한 생각들을 종이접기 하듯 접을 수 있으면 참 좋겠지만

머릿속에 마루잡이로 펼쳐놓은 생각들을 하나로 정리하기란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자니,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온다.

다양한 이야기들,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하는 거 보니 어느샌가 내 귀도 그들의 이야기에 쏙 하고 들어간다.

생각이 많았고 머리가 복잡했던 게 맞나? 싶을 정도로 그들의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었고,

혼자 앉아서 큭큭 웃음소리를 내보았다. 사는 게 참 웃기고 재미난다.


방금 전까지 그렇게 복잡하던 머리 거짓말처럼 가벼워졌다.

뒷자리에 앉은 사람들의 대화가 이렇게 재미날 줄이야,

'정말 별거 아니네, 골머리 썩는다고 인상 쓸 필요 없이 그냥 흘러가게 두는 게 정답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진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뒤에 앉은 사람들은 여전히 아무개 씨의 이야기로

열을 올리고 화를 내고 있지만 내 기분은 덕분에 너무 괜찮아졌다.


사람들의 세상이야기가 재미나기도 화가 나기도 슬프기도 하지만,

어떤 이야기든 간에 나와는 다른 사람들의 대화가 이렇게 기분까지 풀어준다니,

하나 배웠다.


앞으론 저기압일 땐 카페로 가야겠다.



-윤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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