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걸려온 보이스 피싱전화

by 가을바람

얼마 전 아르바이트하는 학원에 제출할 서류를 발급받으러 경찰서 민원실에 갔었다.

기다리는 동안 보이스피싱 신고를 하러 왔다는 아저씨가 두 분이나 있어서 알고도 당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오늘 아침 나도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전화를 받았다.


'이전화 뭐야'라는 앱을 깔고 스팸으로 의심되는 전화는 평소 받지 않는데 일반 010 번호로 전화가 왔다.

필요확률 49%, 스팸확률 51%라고 뜨길래 전화를 받았다.

A ) 여보세요? 김 @@ 씨입니까?(어색한 억양?)

나 ) 네. 누구세요?

A ) 저는 우체국 직원인데 등기가 와서 30-40분 내로 방문예정입니다. 카드배송입니다.

WHAT? 요것 봐라....(카드를 우체국등기?)

나 ) 등기를 보낸 곳이 어디인가요?

A ) 우리 카드입니다.

나) 우리 카드를 신청한 적 없는데요.

A) 저희는 일단 발급된 카드를 전달해야 해서요.

나) 신청한 적 없으니 수령거부 할게요.

A) 그럼 카드사에 수령거부로 전달합니다.

나) 네!


전화를 끊자마자 02-1599-0200으로 전화가 오고 스팸으로 표시가 안되길래 뭔가 하며 받았다.

B) 김@@씨죠. 여기는 우리 카드 사고예방팀입니다.

카드수령을 거부하셔서 전화드립니다.

[목소리가 다소 공격적이다.]


순간 선량한 사람을 의심한 건가? 하는 의문이 들기는 했다.


나) 저는 카드 신청한 적이 없어요.

B) travel wallet 카드를 8월 5일 자로 신청해서 발급되었어요.


WHAT? 나는 다른 travel wallet 카드가 이미 있는데? 잠깐! 진짜 신청을 했나? 하고 생각하다가

나)그런데 수령거부한다고 사고예방팀에서 전화를 하나요?

B) 네. 카드정보가 있는데 수령 안 하면 이걸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요.

나) 그런데 신청을 한적도 필요도 없으니 수령은 안 하겠습니다.


이때부터 상대방은 아까부터 이상했던 은행직원의 서비스 마인드 따위는 전혀 없는 목소리로 대뜸 따지기 시작했다.

B) 그럼 개인 카드를 여기서 버릴까요?

아무나 줘 버려요?

나) 네. 맘대로 처리하세요.

B) 알았습니다.(화가 난 억양)

그럼. 뚝하고 전화를 끊는다.


통화가 끝나고 뭐야? 은행카드사 직원이 이런 식으로 전화를 한다고? 하면서도 내가 너무 의심이 과했나 하는 생각이 약 2%쯤 들길래 1599-0200 전화를 찾아보니 진짜 우리 카드 번호이다.

뭐지?

이렇게 철저하게 번호까지 똑같게 해서 보이스피싱 전화를 한다고? 하며 아들에게 전화를 보여주니

"엄마, 앞에 02가 있잖아.

은행대표 번호는 02가 안 붙지." 한다.

맞다. 맞아!

정말 속임수가 절묘하면서도 허술하다 싶다.


네이버에 검색해 보니 우리 카드 사고예방팀이라고 하면서 오는 전화가 꽤 있나 보다.

발급신청 안 했다고 하면 개인정보가 도용되어서 그렇다며 처리를 위해 다시 개인정보를 되묻는 수법이라고 한다.

나처럼 수령거부를 외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지 상대방이 화를 내는 게 너무 우스웠다.

잠깐 잘못 생각하면 누구라도 당할 수 있겠다 싶다.

나도 처음 걸려온 A의 억양과 우체국등기와 카드라는 미스매치 때문에 일단 의심을 해보았더니

웃기지만 찝찝한 경험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누구에게나 아무 때나 보이스피싱 전화가 올 수 있다는 말씀!!


사진출처/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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