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함브라 그곳에서

8- 알함브라

by 가을바람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클래식 기타 연주의 가슴을 울리는 우수와 아련함으로 기억되는 곳,

몇 해전 현빈과 박신혜가 나왔던 드라마에서도 그 기타 연주와 함께 등장했던 곳,

실제 존재하지만 뭔가 모르게 비현실적인 느낌을 주는 곳.

그곳 알함브라에 가 보았다.

스페인 여행에서 사그라다파밀리아 성당과 더불어 가장 많이 기대했던 곳이다.

가이드 투어를 신청할까도 생각했지만 시간과 비용의 상관관계와 자유롭게 천천히 둘러보고 싶은 마음에 스페인 출발 전에 미리 투어라이브에서 오디오가이드를 구입하고 다운로드하였다.

미리 듣기를 통해 가족모두 도움을 받으려는 생각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당일에만 사용하였다.

그래도 그마저 없었다면 그저 감 탄만하다 나올뻔했는데 중요포인트에서는 많이 도움이 되었다.


나스르궁전입장이 11시여서 궁전과 시내를 오가는 버스를 타고 도착했다.

궁전을 둘러보고 나왔을 때가 5시경이었으니 생각보다 오래 둘러보았지만 못내 아쉬웠다.

언제 다시 와 볼 수가 있을까 하는 개인적인 감상과 더불어 몇백 년 전 이 궁전을 두고 쫓겨나야 했던 마지막 이슬람왕조의 모습을 떠올리며 언덕길을 내려올 때 오늘날 알함브라궁전이 세계여행객들에게 사랑받도록 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한 미국의 외교관이자 작가인 워싱턴 어빙의 동상이 우리를 배웅해 준다.

다음에 올 때 이 언덕을 오르는 길을 출발지로 삼는다면 그때는 마중이 되려나...


알함브라는 철이 함유된 흙으로 지어 붉은색을 띠기에 붉은성을 뜻하는 이슬람어라고 한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를 지배한 무어인의 이슬람왕조가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곳이 그라나다이기에 어느 곳 보다도 이슬람의 색채가 많이 남아있고 그 영광과 몰락을 상징하는 곳이 알람브라 궁전이다. 궁전만이 아닌 복합 단지로 구성되어 9세기 즈음 먼저 요새가 건축되었고 13세기에서 14세기에 걸쳐 건축된 궁전은 2개의 파티오를 중심으로 한 궁정과 왕의 여름 별장인 헤네랄리페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슬람 건축물사이로 엉뚱하게 자리 잡은 카를로스 궁전은 1492년 레콩키스타(국토회복운동)의 완성으로 이슬람왕조가 쫓겨난 후 서양식 르네상스양식으로 지어졌다.

800년 무어왕조와 그들의 건축기술과 화려한 문화의 상징과도 같은 곳은 500여 년 동안 잊힌 곳이었다가 앞서 말한 워싱턴 어빙의 글로 다시 태어나 20세기초부터 복원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알라만이 유일하다'

무어인들이 아라베스크의 화려함 속에 새겨 놓은 글귀에서

그들의 정신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안달루시아의 뜨거운 태양아래 몇백 년 전 화려하고 번성했던 이슬람의 문화가 아직도 기운을 잃지 않고 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음을 느끼고 나도 그곳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알함브라 야경을 보기 위해 니콜라스 전망대에

올라갔다.

멀리서 보는 조명을 받은 알람브라궁전은 아름답고도 웅장하면서도 쓸쓸한 느낌이었다. 서사가 있는 역사가 주는 무게감과 더불어....

전망대 한편에서는 플라멩코를 추는 무용수가 있고 높은 곳에 오르니 스페인 밤하늘의 별도 볼 수 있어 더없이 기억에 남을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