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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바람 May 28. 2024

유튜브와 쿠팡이 없었다면 농사 어떻게 지어요?

 고추도 방울토마토도 오이도 하루하루 달라진다.

커가는 아이들을 어떻게 해주어야 할지 모를 때는 옆 밭을 커닝하거나  경험 많은 주말농장주들에게  훈수를 들으며 한수 배우기도 하지만 유튜브에는 수많은 선생님들이 계시다.

조회수가 많은 일타강사의  말씀을 듣고  이 채널 저 채널 돌아다니며  농사지식을 얻는다.

"자~ 방아다리가 나오면 곁순을 제거하세요."

"방울토마토와 오이는 원순을 키우는 겁니다."


네네!! 선생님!

그런데 밭에 가면  헷갈린다. 도통 모르겠다.

이게 따줘야 하는 곁순인 건지.. 놔둬야 하는 건지..



하지만 선생님말을 귀신같이 알아듣고 실천하는 건 농사용품 쇼핑이다.

방울토마토며  오이며  지지대를 세운다음에는  끈으로 묶어서 키가 자라는 걸  지탱하도록 해주어야 하는데  이제는  농사용 집게를 쓰면 편하다고 하신다.

그렇다면.... 바로 쿠팡의 장바구니에 담는다.

심고 물 주면 끝인 줄 알았더니  영양을 위해  유박비료를  조금씩  놓고 서서히  스며들 수 있도록 하면 좋단다.

오케이~  이것도 장바구니에 추가한다.

팔토시도 하나 더  추가하고  순 자르기용 가위도 추가한다.


쿠팡에서  로켓배송된  유박비료를 일요일 아침 일찍  작물들에게  주고 왔는데  생짜초보 주말농장농부인 나는 주는 법이나 주의할 점은  안중에도 없이 그냥 주면 되는 줄 알았고  남편도 다른 일을 하느라  내가 비료를 줄 때 알아서  하는 거려니 하고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어제저녁  인터넷 검색을 해보다 깜짝 놀랐다.

개와 고양이가 다니는 곳에는 유박비료를 줄 때 엄청 주의해야 한단다.

모양이  개와 고양이 사료와 비슷한 탓에  혹시라도 먹게 된다면  아주 치명적일 수가 있다고 한다.


 '허걱!!

허걱!! 큰일 났네. 큰일 났어'

주말 농장에  주인아저씨가 키우는 귀여운 강아지가 있던데...

가끔 풀어놓아서  돌아다니던데...

우리 텃밭이  농장입구 쪽이라  녀석이 오기 쉬운데...

늦은 밤  그런 주의점을 알게 되어  아들에게 이야기하니  나의 걱정에  불을 지피며  그 시간에 가서  무사한지 확인해 보라고 한다.

내가 간다면 같이 가준다고....

주말 농장의  주인께서  그런 일이 발생하도록  두지는 않았으리라  믿으며  걱정의 밤이 지났다.

오늘 아침 8시도 되기 전 부리나케 가서  입구의 강아지부터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했다.

그리고  일요일 내린 비로 형태가  흐트러진 유박 비료를 살짝 걷어내면서 치우고 흙으로 덮어서 보이지 않도록 해놓았다.


생각하고  실행하는데  많이 고민하지 않는  성격이다 보니

유튜브 정보의 바다에서

 "이렇게  해보세요~"

"이런 게  있으면  참 편리해요~"

할 때마다  한글을 깨친  아이가  이 글자  저  글자 쓰고 싶어 하듯이 나도 이것저것 해보고 싶고  사고 싶다.


배우고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


농사에도  어김없이  해당된다.

단,  서두르지 말고 주의할 점 챙기며  천천히 익혀야 한다는 말씀!!

손가락 마디보다 가는 오이가  달려 있고  농장의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어서  좋은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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