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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윤 Oct 27. 2018

무제

바람이 가늘게 지나는 날

희미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햇살이 따사롭게 머리 위에

머물던 한순간이 아쉬워

눈을 뜨지 못했다.


지나쳐 왔던 일상을

다시 되돌아가 붙잡고서

엷은 미소를 지을수 있는 순간을 감사했다.


꽃이 피고지고

열매가 무르익어가고

단풍이 물들어가도록

계절이 돌아왔다 떠나는 때를

미처

차마 알지도 못하고

계절이 그렇게 지나쳐 가도록

내버려두었다.


그렇게 지나는 계절을 견뎌내고

혼자 돌아오는 길에

발걸음에 차이는 마른 먼지가

무도 무거워서

어느때보다 적막하고

어느때보다 힘겨웠다.


아름다운 저녁 노을이

제 갈 길로 바삐가는 돌아가는
사람의 등뒤로 내리는 것을 보며

목이 메였다.


애써 웃어 보다가

배회하듯 터벅거리며

돌아오는 무거운 내 발걸음에는

아련해진 마음이

내려와 차이면 좋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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