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표현하는 애정의 방식

3인분 같은 1인분의 파스타

by Yuni

신랑을 처음 만난 날로부터 3년 전 이미 한 번 만남의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시간은 흘러 3년 후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다. 그렇게 1년 안에 결혼식을 올렸고 나에겐 다정한 남편이 생겼다. 요리를 즐겨하는 신랑은 육아뿐만이 아니라 집안일에 대한 참여도도 높았다. 그런 그가 표현하는 애정이란 음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마치 3인분 같은 1인분의 파스타처럼.


가끔 그는 평일에 한 번씩 일을 쉬는 날이 있었다. 아이들이 모두 등원한 후 조용한 평일에 쉬고 싶을 만도 한데 항상 며칠 전쯤 나에게 미리 물었다. "이번 쉬는 날엔 어디 갈 거야?" 결혼 후 신혼생활을 충분히 즐겼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없는 평일이면 신랑과 데이트하는 걸 좋아했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주말이라고 다를 건 없었다. 늘 그는 자신의 일정보단 가족의 시간을 우선시했다. 일관된 그의 노력이었다.


주말이면 온 가족의 관심사는 오로지 하나다. "오늘 밥은 뭐 먹지?" 그럴 때 신랑은 자주 파스타를 만들었다. 아이들 취향에 맞게 매운 고추를 뺀 것 과 내가 좋아하는 매운맛 가득한 것 총 2가지를 말이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은 엄지 척과 함께 한마디 한다. "아빠는 국수를 너무 잘 만들어(파스타라는 말에 익숙지 않음)!"

어깨가 한껏 올라간 신랑은 이번엔 내가 먹을 파스타를 예쁜 그릇을 꺼내 담는다. 정말이지 3인분 같은 1인분의 양을 가득 담아서. 그때 그가 하는 말. "근데 우리 밖에 나가서는 파스타 못 사 먹겠다. 양이 너무 작잖아."

신랑이 표현하는 애정의 한 방식이라고 하기엔 우리 부부의 위는 커져만 갔다.


결혼 전에도 후에도 신랑은 늘 이야기했던 것이 있었다. 그의 기준에는 항상 아내가 아이들보다 먼저여야 한다는 말이었다. 혹여나 실질적인 행동으로 내가 느끼지 못할지언정 언제나 고마울 수밖에 없었다. 이 글을 쓰면서 그와 함께 꾸려온 결혼생활을 뒤돌아 봤을 때 알게 된 사실 하나. ‘그동안 나와 둘이 먹든 아이들과 다 같이 먹든 마지막 음식은 항상 나에게 주었구나.’ 그의 한결같이 귀여운 표현방식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 사람, 먹는 것에 진심이네. 그래놓고 나한테는 다이어트하라고 PT 끊어줬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아침마다 출근하는 신랑에게 3명의 여자(나 포함)들은 똑같이 말한다. "오늘도 일찍 와야 해. 빨리 와~" 어쩌다 한 번씩 일찍 퇴근하는 날이면 아이들은 전속력으로 뛰어가 안긴다. 그렇게나 좋을까. 평일이 지나 주말이 되었을 땐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더 뚜렷해진다. 우리 가족이 느끼는 행복에 신랑의 도움이 크다는 것을 말이다.


그는 종종 말한다. 서로를 향한 마음과 배려를 잘 알고 있기에 다행이라고. 내가 다이어트 중인 요즘도 신랑은 음식으로서 애정표현을 계속하고 있다. 물론 나에게 주는 것이 아닌 최대한 먹고 싶지 않도록 하는 배려라고나 할까. 주면 못 이기는 척 먹을 수도 있는데 쓸데없이 열심히다. 어쨌든 나는 그의 변하지 않은 한결같음에 그리고 우리 가족의 행복을 잘 지켜나가려는 노력에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다. 다만 이번 주말엔 그의 노력이 잠깐 쉬어갔으면 하고 바랄 뿐(파스타 먹고 싶어)....







금요일 연재
이전 19화우울증 약 그만 멈춰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