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일상에도 노력은 필요하다.

나에게는 별일인 평범한 하루

by Yuni

너무도 바쁜 생활 속에서 평범함을 유지하려 애쓰는 사람이 있다. 그녀에게 나는 언제부터인가 "어떻게 지내?"라는 질문은 하지 않는다. 무탈히 일상을 살아가기를 노력하는 사람에게 잘 지내냐는 질문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저 기다린다.


SNS를 통해 일로서 바쁜 그녀의 일상을 살펴보고 있었다. 나와 같은 아픔을 겪었던 그녀이기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눈에 보이는 것만 떠올리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는 것 보니 활력도 생기고 에너지도 많이 생겼구나. 다행이다.' 어리석은 판단이었다. 여전히 나는 그녀에게 잘 지내냐고 묻지 않았고 그녀는 잘 지낸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넌지시 그녀가 말했다. "사실 요즘 일부러 더 바쁘게 지내는 중이야."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하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에 약을 중단했던 그녀의 현 상태가 나랑 비슷할 거라고 감히 짐작할 수 있었다.


기분이 한없이 가라앉게 되면 반드시 해야 할 일들에도 아주 커다란 에너지가 필요하게 된다. 나 같은 경우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육아였다. 일부러 바쁘게 생활 중인 그녀라고 다르지 않았다. 아이들을 돌보는 것부터 온몸 가득한 에너지를 다 끌어모아야 했기에 개인적인 시간이 많은 나보다 몇 배는 더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 그녀가 아이들 소풍을 위해 손수 도시락을 준비했단다. 예쁘지도 특별하지도 않지만 스스로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해 만든 도시락.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도시락을 받고 즐거워할 아이들보다 도시락 하나에 온 힘을 쏟아부었을 그녀가 보였다. '엄마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데 그게 뭐가 힘들어?' 과연 그럴까.


의미 없는 안부인사 대신 그녀와 나는 같은 말을 했다. "일상을 무난하게만 유지하자." 집안일을 아주 잘할 필요도 육아에 전념할 필요도 없으니 평범한 일상을 위해서 노력해 보자고 말이다. 그 말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더 이상 병원과 약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잘 지내려 애써보자.' 타인의 눈엔 절대 보이지 않는 그녀의 노력과 나의 노력에는 너무도 사소한 것들 투성이었다. 엄마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에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약을 복용 중이었던 그때와 다른 점이라고는 서로가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고 있다는 것, 그거 하나였다. 약보다도 더 좋은 방법이기에.


TV 속에서 우연히 본 한 여배우의 소감이다. “혹시 너무 어둡고 긴 밤을 보내고 계신 분이 있다면 지치지 말고 끝까지 잘 버티셔서 아침을 맞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우리는 각자 씩씩하게 버텨 얻어낸 아침의 빛을 잘 유지하려 애쓰고 있다. 누군가에겐 일상인 것이지만 그것에 스스로가 들이는 노력을 얕보지 않고 오히려 큰 박수를 보낼 용기도 생겼다. 매일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다짐한다. 오늘의 나는 어제보다 더 잘 해냈는가? 가 아닌 그저께도 어제도 오늘도 다 같은 평범한 하루였기를 바라면서.

금요일 연재
이전 20화신랑이 표현하는 애정의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