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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ngry Traveller Jul 29. 2017

아일랜드엔 산타를 위한
굴뚝이 없다

나 홀로 더블린 at Christmas time

런던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이었다. 12월 초부터 더욱 눈에 띄는 관광객들로 템즈강은 늘 북적북적.

런던의 크리스마스

나는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늘 외롭게, 그러나 그렇게 보이지 않게 보내기 위해 관광객으로 다시 위장해서 아일랜드로 전입을 결심했다. 특히나 계획 없는 런던에서의 크리스마스와 새해는 너무 외롭고 척박하다. 임시로 거주했던 힘들었던 런던의 트윈룸을 빼고 드디어 아일랜드로 출발. 

때는 12월 22일 2012년. 그 날은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하루 종일. 


 런던에서 5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도착한 항구.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좋았다. 운이 좋아 버스 뒷자리에 혼자 넓게 앉아도 가서 차멀미도 피할 수 있었는데. 오랜만에 휴게소에서 5000원이 넘는 costar커피까지 한잔 마시고 여유롭게 그렇게.


아일랜드로 가는 방법은 비행기나 '버스+페리'를 연결한 영국 National express버스가 있는데 나는 한 달 전쯤 버스와 페리 표를 샀는데도 왕복 70파운드+4파운드 부킹 피를 지불해야 했다. 비쌌다 예상 보다.

아일랜드로 향하는 페리가 있던 항구

 보통 파리나 암스테르담 쪽으로 갈 때는 버스에 그냥 앉아만 있으면 버스가 알아서 배속으로 쏙 들어가 주는데 비해 아일랜드로 가는 페리를 타기 위해서는 일단 버스에서 내려서 여객터미널로 각자 들어가야만 한다. 페리 티켓은 버스 운전사가 미리 나눠주고 우리가 할 일은 그 티켓을 꼭 쥐고 한 시간 정도를 여객터미널에서 하릴없이 죽치고 기다리는 거였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지나고 다른 버스들에서 한 가득 사람들이 내린 다음에야 페리로 가는 문이 열렸다. 그 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여권을 보여줘야 한다.

여객터미널에서 바라본 아일랜드행 페리

 그 문을 통과하면 타고 왔던 버스가 기다리고 있고 다시 원래 자리를 찾아 앉으면 끝. 버스가 페리로 바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파리, 암스테르담으로 들어가는 페리보다 복잡하고 경비가 삼엄했던 까닭이었다. 

아일핸드로 향하던 페리

페리에 들어가면 프리 와이파이 사용이 가능하다. 그 외에 담배만 안 파는 평범한 면세점과 펍, 오락장까지 있다. 우선 창가에 앉아서 30분 정도 인터넷을 했다. 버스에 짐을 놔두고 와도 되기 때문에 노트북 충전기를 버스에 놓고 내렸는데 노트북이 갑자기 꺼지고... 그와 동시에 그 느낌이 왔다. 무언가 흔들 거리는, 꼭 비행기가 기류를 타는 그런 느낌.


첨에 비행기를 타보았을 때 난 눈물을 흘렸다. 행복하다고 느꼈었다. 밥도 공짜로 얻어먹는 느낌에 음료까지. 밥을 먹으며 속으로만 소리 내어 엉엉 울었다. 상류층이 된 기분도 들었다. 뭔가 난 놈이 된 느낌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12시간짜리 이름도 처음 들어 본 어느 싸구려 비행기는 나를 다시 육로 여행자로 돌아가게 만들기도 했는데... 아무튼 그 싸구려 비행기가 기류를 잘못 타는 바람에 꼭 롤러코스터를 타는 거 몇 배로 바닥으로 떨어지는 느낌을 주던... 그런 공포를 잠시 다시 이 배에서 경험했다. 그것도 5시간 동안이나. 비바람에 이렇게 거대한 배가 흔들거리는데 무서웠다. 나로 말하자면 그동안 영국-네덜란드, 파리 그리고 한국-중국으로 가는 배는 7번 이상 타봤고, 태국-중국으로 가는 배까지 타본 사람인데. 배는 뭐 탈만하다고 그리고 재밌다고 느꼈고 안심하고 타곤 했는데 이럴 줄이야. 일단 펍에 들어가서 양탄자에 배를 깔고 바닥에 누웠다. 뱃멀미는 없다고 자신했건만. 뱃멀미가 상당했다. 엎어져서 자려고 계속 노력했는데... 배가 어찌나 흔들리던지 의자가 앞에서 엎어져서 하마터면 깔릴 뻔한 데다 혹시 우리도 타이타닉처럼 되는 거 아니야? 했다. 토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공포심이 전혀 없어 보이던 유럽의 20대 초반 아이들이 파도처럼 흔들려 대던 배 안에 앉아 마셔댄 맥주잔이 탁자에서 벗어나 와장창 깨지는 소리가 3번 넘게 들려왔다. 그래. 저 애들을 보며 용기를 얻자 싶었다. 그런데 나에게 타이타닉의 공포를 눌러주는 또 다른 공포가 밀려왔으니... 그것은 바로 다리가 후들후들 거리는 추위였다. 배 안이 따뜻했으면 덜 무서울 수도 있었는데 너무나 추워서 다리가 떨리고 가끔 이도 떨리고, 그런데 다리는 대체 왜 떨리는 것일까? 추워서? 아님 무서워서야? 대체 뭐야? 를 생각하며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5시간 정도 누워 있었다. 그 5시간은 어떻게 흘러가 버린 것인지. 아무튼 여기서 얻은 교훈은 역시 그거 하나다.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것! 


원래는 아침 7시 도착 예정이었던 페리는 비바람에 속도를 내지 못했는지 아침 8시에 도착하고 말았고 우리는 일단 배 3층에 주차되어 있는 버스에 다시 올라탔고 그 버스는 더블린으로 들어가는 버스가 서는 버스 정류장까지 우리를 데려다주었는데... 문제는 우리가 더블린으로 가기 위해 갈아 탈 버스가 원래 8시였단 말이다. 우리가 정류장에 도착한 시간은 무려 아침 9시. 1시간이나 늦어 버린 것이다. 우리들은 그렇게 처량하게도 버스를 놓치고 길바닥에서 2시간을 더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런데 뭐라고? 우리? 방금 우리라고 했니? 왜 뜬금없이 우리?


동양인이라곤 달랑 나 하나. 거의 백인이나 가끔 흑인이었던 그 페리 안의 손님들. 그런데 5시간의 페리 안에서의 고통, 그리고 길바닥 2시간의 힘겨움으로 우리는 정말 우리가 되어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길바닥에서 아침 8시 너머서도 문연 곳이 없었던 그곳에서 우리는 사실 좀 패가 갈리긴 했지만 짐을 잔뜩 들고서 혹시 커피라도 한 잔 할 곳이 없나 하면서 그 작은 동네를 뒤지기 시작했다. 결국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24시간 편의점이 있는 주유소를 발견했고. 커피 한 잔을 하며 이런저런 얘기도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거기까지는 사진을 찍을 생각조차 내질 못했다.

더블린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던 나의 초라한 베트남 솔뎌백

편의점에서 커피 한 잔을 사들고 나와 다시 버스 정류장으로 와서 쭈그리고 앉아 버스를 기다렸다. 도대체 다음 버스가 몇 시인지 아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나만 짐이 베트남에서 산 숄더백 하나뿐이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정말 한 짐씩 했다. 그 짐을 들고 카페를 찾고 얼마나 피곤들 했을까. 그런데 신기한 점은 지난밤 한 잠도 못 자고 고생이라면 고생했다 할 수 있는 데다, 버스도 2시간이나 그것도 어딘지도 잘 모르는 동네에서 기다리면서도 뭐랄까... 낯설다는 느낌도 없었고 혹시나? 하는 두려움도 없는 데다... 마음이 정말 편했다. 상황도 나름 웃겨서... 여행이라서 그랬을까? 우리가 주유소 편의점으로 걸어서 가는 도중 달려오는 대형 버스를 보면 사람들은 혹시나? 저게 우리가 탈 버스는 아닐까 하는 의구심으로 다들 May be~~~ 하면서 그 버스를 향해 짐을 들고 달려가기도 하는 해프닝도 벌였지만, 그런 상황들이 어찌나 웃기고 즐겁기까지 하던지. 다들 Maybe와 함박웃음을 함께 터뜨렸던 날. 나도 모르게 하하 핫 큰소리로 그들과 함께 웃어 버리고 말았다. 


드디어 우리를 더블린 시내로 날라줄 버스가 오고, 그런데 그 버스의 운전사 아저씨가 산타 클로스 모자까지 쓰고 나타나서 나도 모르게 즐거워지는 바람에 옆자리 할아버지를 마주 보고서 "와! 산타 클로스!"라고 소리를 지르며 웃었더니 그 할아버지도 "오~ 산티" 하면서 함께 웃어줬다. 고마웠다. 호응해 줘서.

드디어 우리 모두 더블린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그리고 그 산타클로스 운전사님은 정말 친절했다.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탁해요! 


아일랜드의 이상한 굴뚝

드디어 산타 버스를 타고 한 숨 자다가 일어나 보니 아일랜드구나 하는 풍경들이 펼쳐졌다.

영국과는 사뭇 다른 느낌? 리틀 잉글랜드라면 분명 기분이 나쁠 테고... 아무튼 내가 영국에 있다가 왔더니, 게다가 북아일랜드는 영국이 갖고 있으니 아일랜드는 어떨 수 없이 영국과 비교를 안 당할 수가 없는 슬픔. 아일랜드는 무언가 영국스러운 혹은 영국의 아류작 같은 느낌이라 느꼈다. 그런데 갑자기 영국에서는 보지 못한 "이건 뭐람? 느낌의 굴뚝"이 보였다. 저 굴뚝만 그럴 테지 했는데 거의 모든 지붕 위의 굴뚝들이 영국과는 다르게 막혀 있는 모습이었다. 산타가 아일랜드에서는 다른 방법으로 선물을 놓고 가는 건가? 아일랜드 인들은 산타의 존재를 믿지 않는 것일까? 하는 뭐 그런 의문이 안 생길 수가 없었다. 배터리 문제로 흥미로운 굴뚝 사진은 딱 한 장. 내일부터 돌아다니면서 수집해야지. 아무튼 아일랜드만의 신기한 굴뚝. 역시 영국과는 다른 나라구나.

 점점 뭔가 다르다. 느낌이. 영국과는 다르다. 

 좀 더 짙은 초록색이고 야생의 느낌. 

고속도로 또한 털이 보송보송 야생의 느낌인 데다 양들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고. 바다를 끼고 달리기도 했는데 너무 멀어서인지 바다 사진은 찍기가 어려웠다.


참. 표를 미리 구입하면 런던에서 아침 8시 출발해 페리는 고작 3시간 정도를 타고 더블린까지 가는 버스를 쭉 타고 더블린에 아침 8시 20분경에 도착 가능하다. 나는 혹시 그 표 값이 떨어질라나 기대하면서 그러다가 그 표를 놓쳐 버린 것이었다. 그런데 그 버스표를 샀으면 이렇게 고생한 재미가 들했을 것 같다. 맞다. 고생한 김에 좀 더 고생해 보는 것도 그다지 나쁘진 않다. 그렇게 생각했다.

  


 생각해 보니 크리스마스이브가 내일이다. 곳곳에 아기자기하게 크리스마스 츄리를 한 집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귀여운 사슴뿔을 단 차가 달리기도 했다. 아. 크리스마스구나 했다. 사실 크리스마스와 새해가 화려한 런던을 떠나 이곳 아일랜드까지 도망친 구체적인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대학원을 마치고 3달 정도 아르바이트를 할 초밥집이 12월 22일부터 1월 2일까지 잠시 휴가를 즐기기 위해 문을 닫았었고, 두 번째 이유로는 런던 생활 3개월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트윈룸에서 지냈었던 까닭이었다. 내가 살던 그 집은 거실도 없는 데다 주방에 식탁도 없어서 밥도 방에서 먹어야만 했는데, 룸메이트 분과 친해질 수 없는 장벽을 느꼈고 일단, 게다가 밥도 따로 먹었는데, 정말 음식 씹는 소리 하나하나까지 신경이 안 쓰일 수 없는 그 집에서의 탈출을 할 필요가 다분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니까. 크리스마스가 최고라는 런던에서도  만약 특별한 계획이 없거나 친구가 없으면 말짱 황이다. 알다시피 서양의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니까. 우리나라 구정이나 추석을 떠올리면 된다. 상점들이 문을 다 닫는 것이다. 물론 옥스퍼드 스트리트나 피카딜리 같은 번화가는 열겠지만 늘 누군가와 함께 해야 할 것 같은 그런 날들에 혼자 우두커니 그 화려한 거리를 걷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내가 그 차디찬 스크루지 영감도 아니고 크리스마스와 새해까지 그 방에서 어색하게 동영상 보면서 책상에 앉아 밥을 조심스레 씹고 싶지가 않았다. 그럴 때는 역시 탈출이다. 아무도 나를 아는 곳이 없는 지역으로의 탈출. 그런 날들을 혼자 걸어도 아 혼자 여행 왔나 보네???라는 낯선 자의 느낌을 줄 수도 있는 그런 곳으로. 그렇게 떠났다. 여기가 어딘가 하면서 두리번두리번 그런 어눌한 느낌을 보여 줄 수 있는 곳으로. 런던에서의 3개월 알바 동안 난 아침마다 20분 걸어서 출근을 했는데, 누가 딱 보기에도 쟤는 런던에서 사는구먼 처럼 보였을 것이다. 물론 Londoner 축에는 끼지도 못하는 부류에 속하겠지만 늘 재빠른 걸음으로, '난 런던의 길을 훤히 다 안다, 지각할 수는 없지? 내 앞 길을 막지 마라 혹은 앞길을 막는 런던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재빠르게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걸어대던 나의 모습은 전혀 런던에서의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곳 더블린에서는 맘껏 이방인처럼 아니 이방인의 권리를 누릴 수 있을 것이었다.

  


더블린 호텔

 야호! 소리를 지르면서 더블린 시내의 이 호텔을 예약했었다. 내가 이번 휴가 계획을 아일랜드로 잡은 이유는 조금 단순 명료하기도 했다. 물론 'Once'라는 아일랜드 영화가 60프로의 동기를 부여해 주기도 했지만 나머지 40프로는 아마 런던에 비해 싼 방값이었다. 아니지 침대 값이겠지. 호스텔에서 아침까지 주면서 더 좋은 시설에 리뷰가 90프로 이상의 침대 한 개당 10파운드 정도. 그런데 호스텔 월드에서 호스텔을 예약하다가 리뷰가 4개 붙고 리뷰 79프로 정도를 기록한 호텔을 발견. 크리스마스이브 전날까지 특별히 싱글룸이 11파운드 정도. 오~ 저 돈이면 런던에서는 리뷰가 50프로에도 미치지 못하는 벼룩이 있는 침대 하나 정도 차지할 수 있을 가격이겠지. 그런데 내가 발견한 호텔은 싱글룸에 게다가 화장실까지 딸린 Ensuit room!... 고작 하루 11파운드라니. 이 돈이면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쓴 하루치의 화장실이 공동인 런던의 트윈룸 방값과 비슷하다! 이 방에서 한 달 동안 더블린에서 살다가 갈까 하는 생각까지 했었다. 고작 4명이 평가한 유럽에서의 싱글룸. 아!. 이 도미토리 가격과 흡사한 싱글룸. 다른 싼 도미토리에서는 방 가격에 포함되는 아침밥이 이 호텔에서는  5유로-9유로까지 더 내야 하지만 아침 따위 한 번 굶는 것을 개의치 않게 만들어 버린 꿈의 싱글룸. 아일랜드의 번화가 오코넬 스트리트와 좀 먼 것 같지만 고작 걸어서 15분이라는데 뭘 혼자 중얼거리면서 바로 예약.


그런데 버스에서 내려 길을 헤매다 오코넬에서 30-40분 정도 더 걸었던 것 같다.

이름은 Charleville Lodge. 인터넷에서 선지불한 예약비를 제외하고 더 내야 하는 금액은 10.2유로. 내가 0.2유로가 있건 말건 신경도 안 쓰고 만약 없으면 그냥 10유로만 내라 말해주는 호텔 리셉션의 친절함은 플러스. 이 호텔까지 찾아오는데 4명한테 길을 물어 물었는데 사람들이 어찌나 친절하고 순박해 보이던지. 러시아에서 처럼 가는 길이라면서 호텔까지 데려다주 기도 하고. 한 나라의 수도가 아닌 변두리에 온 것 같은 순박함. 물론 오코넬 스트리트 근처엔 소매치기가 많다고 하지만... 믿고 싶지가 않다.

아무튼 더블린에서의 나의 크리스마스이브 계획은 동굴 놀이 혹은 시체놀이? 겨울잠? 하룻밤만 싱글이고 내일, 즉 크리스마스이브부터는 도미토리 신세니까 하루는 알단 푹 쉬고 호텔 밖으로 나오지 말자는 것의 나의 거창한 크리스마스이브의 계획이었다. 그동안 트윈룸에서의 답답함과 설움을 풀어보자 했다. TV도 맘 놓고 크게 틀어놓고 옷도 아무렇게나 벗어던져 놓고 침대에 누워서  TV 보다 밥 먹고 자고 다시 인나서 밥 먹고 ㅆㅍ 보고 뜨신 물에 샤워도 하고 등등. 이것이 내 방으로 가는 계단으로 올라가면서 세운 나의 소박한 크리스마스이브의 계획이었는데...

드디어 방문을 열었다. 좀 향기가 별로였지만 그냥저냥 참아야지 했는데... 와!!! 여기가 유럽이야? 인도야???

화장실? 카우보이 바?

 이 사진. 어딘가 어색하지 않은가? 뭔가 빠진 느낌이 드는 사진. 빙고다.

화장실 문이 없다. 엄밀히 말하면 있다. 꼭 카우보이 바에 드나드는 문 같은 그런 문. 근데 완전히 닫을 수 있는 문이 없다. 아무리 싱글룸이라지만 좀 곤란하지 않는가... 바로 카운터로 가서 혹시 화장실 문 있는 싱글룸은 없나 하고 물었는데 우리 호텔 싱글룸은 고작 2개에 역시나 모든 싱글룸에는 제대로 된 화장실 문이 없다.

더블룸부터는 문이 있다나?  헐... 그래 그냥 하룬데... 하루만 화장실을 참아보자 

중국 뷔페 take away

낮 1시에 호텔에 도착해서 TV 보다가 잠들었는데 일어나 보니 저녁 6시. 하루 종일 먹은 건 커피 한잔뿐이라 너무 배가 고팠다. 세수도 안 하고 씻지도 않고 다시 점퍼를 입고 양말도 안 신고 신발도 구겨 신고서 20 유로 짜리 하나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뭘 먹을까 막 고민하고... 중국 뷔페를 갔는데 나는 고기도 못 먹으니 돈도 아깝고 그냥 구경만 하고 나왔다가 그래.. 돈을 아껴야지 하는 심정으로 다시 호텔 쪽으로 돌아와 편의점에 가서 샌드위치나 먹을까 했는데 먹을 게 없다. 안 되겠다 다시 중국 뷔페로 가서 Small Box Take away 6.85로 결정하고 새우튀김, 볶음밥, 게살 튀김, 스프링롤, 약간의 샐러드와 오리, 칠리소스를 뿌려서 싸오고, 편의점으로 다시 가서 와인 한 병을 사들고 왔다. TV를 다시 크게 틀어 놓고 목이 말라서 화이트 와인을 물처럼 벌컥벌컥 마시고 싸온 음식을 반 정도 먹고 다시 잤다. 그리고 밤 11시 40분쯤 일어나 호텔에서 파는 비싼 다이어트 콜라와 커피를 사들고 와서 마시고 블로깅 중. 아. 새벽 2시 반이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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