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1 (월)
요란한 소리에 창밖을 내려다보니 낙엽놀이를 하는 아이들이 보였다. 단지 안에 국공립 어린이집이 있는데, 날씨가 따뜻하고 햇살이 좋으면 가끔씩 야외에서 자연체험 수업을 하는 것 같다. '어린이'라고 쓰기에도 조금 부족한 3세 4세 '유아'들이다. 걸어 다니는 것만도 신기하고 귀여운데, 다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저리도 행복해한다. 발로 밟아 사각사각 소리를 듣고, 손으로 만져서 촉감도 느끼고, 던지고 날리며 즐거운 모습이다.
내가 어렸을 때엔 자연체험, 유아 숲 체험, 체험학습 등의 개념이 생기기 전이라 소풍을 제외하고는 교실 안에서의 수업이 전부였다. 체험 수업이 많다면 오감발달이나 자연 친화적인 정서발달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참새처럼 지저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한바탕 공원을 휩쓸고 지났갔다.
내 얼굴에도 미소가 번진다.
가끔씩 거리에서 마주치는 아이들은 '비눗방울' 같다. 동글동글 투명한 비눗방울이 공기를 가르며 두둥실 떠오르다가 톡. 톡 터지면서 쾌감을 주듯 존재만으로 반갑고 기쁘고 사랑스럽다.
나는 아이를 키우고 있지 않지만, 최근 태어난 조카를 보면서 샘솟는 사랑을 경험하고 있다. 모든 아이들이 세상의 빛과 소금처럼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라길. 그리고 자신이 적어도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소중한 존재임을 꼭 기억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