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신문 읽기 - 재테크 전성시대

명랑한 부자 할머니의 첫걸음

by 윤이나
매일 경제신문 읽기


남편의 유학이 결정된 후 우리 부부는 본격적으로 재테크에 매진하고 있다. 숨 돌릴 틈 없었던 회사 대신 대학원에 출석 도장을 찍으며 경제 공부에 박차를 가하기로 한 것이다. 마침 작년 말 국내 주식 장이 급부상한 것도 재테크의 긍정적인 신호탄이 되었다. 몇 년 동안 묻어둔 나의 계좌가 AI 광풍을 타고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간간히 AI 거품론, 트럼프의 관세 정책 등에 휘청 거릴 때도 있었지만 어디가 정점인지 알 수 없게 오른 것도 사실이다. 왠지 느낌이 좋았다. 엄청난 부자가 되고 싶은 욕심은 없지만 내가 번 돈으로 필라테스도 다니고, 피부과도 가고, 부모님 용돈도 드리고 싶은 그런 소소한(?) 꿈은 있었다. 이참에 본격적으로 경제공부를 시작해 보면 좋을 것 같았다.


우선 경제신문을 구독했다. e북 보다 종이책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당연히 종이 신문을 보기로 결정했다. 부모님께서 쭉 신문을 구독하셨기 때문에 '촤륵-'하고 신문 넘길 때 나는 경쾌한 소리와 눅진한 활자 내음이 좋았다. 야심 차게 출국 전까지 경제 똑똑이가 돼볼 생각에 무려 1년 정기 구독권을 신청했다. 유튜브로 경제나 국제 정세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쉽게 설명해 주는 강의들도 챙겨가며 열심히 듣고 있다.

흉흉한 소식이 때문에 티비 뉴스를 잘 안 보게 되는데, 정치 경제 사회 분야에 특화된 신문은 최소한의 지식을 알려주는 느낌이었다.




어느덧 신문을 구독한 지도 4개월이 되어간다. 12가지 색깔 형광펜도 구입해 줄 쳐가며 열심히 읽지만 신문을 읽는 열정과 시간이 재테크 수익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신문은 앞날을 예상해 주기보다 일어난 상황들을 정리해 주는 매체였다. 뚫어져라 쳐다보고 한참을 붙잡고 있어도 어떤 종목이 유망한 지,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가 없었다. 나의 선경지명이 부족한 탓이겠지. 그래도 뭐든 안 하는 것보단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읽고 있는 신문 덕분에 새롭게 알게 된 경제 용어들, 국내외 소식들을 꼼꼼히 살펴볼 수 있다.


그날 기분 따라 오늘은 노란색, 어느 날은 연두색, 또 다른 날은 오렌지 색 형광펜을 들고 신문 속으로 빠져든다. 중요한 건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다짐이자 새로운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어버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알록달록 그어지는 밑줄만큼이나 경제학에 대한 이해도가 팍팍 늘어났으면 좋겠다.

신문을 읽다가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사진을 찍어 챗 지피티에게 보낸다. 영리한 녀석이 해주는 자세한 설명을 듣고 나면 쏙쏙 이해가 되었다. 종이 신문의 아날로그 감성과 챗 지피티라는 최첨단 AI 기술은 가히 '환상의 짝꿍'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 졸업장 쓰인 '경제학사'라는 글씨가 민망할 때가 있다. 국제통상학과 (무역학)이 내 전공이다. 성적표에 있는 유일한 C+ 과목이 다름아닌 '미시경제학'이었다. 재수강을 해도 또 'C+'을 면할 수 없었다. 맨 앞에 앉아 교수님이 말하는 모든 것을 받아 적으며 밤새 공부했지만 나는 항상 머리의 한계를 느끼며 시험을 망쳐야 했다. 수요 공급 곡선부터 어려웠다. 미시경제학이 이렇다 보니 거시경제나 회계원리 같은 과목들은 구렁이 담 넘듯 넘겨버렸다. 지금도 숫자와 그래프가 많아지면 지레 겁부터 난다.


이제 더 이상 물러 설 곳이 없다. 가계 경제를 운영하는 데에도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경제학적 마인드는 큰 무기가 될 것이다. 경제 신문, 챗 지피티, 양질의 경제학 강의 영상까지. 훌륭한 동반자들과 함께 꾸준히 공부에 전념해 볼 생각이다. 부자는 안되어도 지능이 퇴화하지는 않겠지.


오늘도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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