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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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을 꼭 가고 싶었던 이유는 딱 하나, 푸켓의 올드타운을 보고 싶어서였다. 태국은 타국의 식민지였던 적은 한 번도 없지만, 푸켓의 옛 거리는 식민지풍 건축물이 오롯이 남아있다. 포르투갈이나 영국의 건축물을 닮은 이것은 사실은 말레이시아 페낭의 영향 때문이란다. 페낭과 교역하며 페낭의 문화를 접한 부유한 상인들이, 그들의 부유함에 걸맞은 건축을 짓고 싶었을 것이라 짐작된다. 우리나라에 산재한 괴상한 건물들을 보며 200년쯤 뒤에는 ‘국적불명이지만 확실히 어딘가의 식민지풍 건물’이라고 이름 불릴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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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푸켓의 올드타운이 싫으냐면,
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다. 난 오래된 것이 좋다.
누군가 계속 사용한 그런 낡음은
그곳을 지나간 사람들이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다.
유리창을 각각 다른 색으로 끼워 넣고
창틀을 알록달록하게 칠해 놓은 것을 보면,
푸켓의 사람들을 아주 조금 알 것 같은 느낌이다.
일부러 지켜왔든, 운이 좋아 살아남았든
지금까지 살아줘서 고맙다.
건물에도 영혼이 있다고 믿을 수밖에 없는
푸켓의 올드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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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간 푸켓에서는 처음 하는 것도 많았다. 처음으로 여행사에서 섬 투어를 신청해 보았다. 배를 타고 멀리 나가면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섬도 있다지만, 뱃멀미가 걱정이 돼 구글맵을 펴놓고 적당히 가까우면서 왠지 좋을 것 같은 라차섬으로 결정했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나는 이런 투어랑 영 맞지가 않다.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뱃멀미보다 훨씬 힘들다. 그렇지만 라차섬은 예상보다 좋았고, 아니 정말로 좋았다. 그리고 세상에 이런 단체관광이 맞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뱃멀미가 없는 사람도 없잖아. 뱃멀미가 없다고 느끼는 사람은 그냥 좀 둔한 것뿐이지 실제로는 하고 있다니까. 그렇게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