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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l Oct 05. 2018

콘텐츠의 가치를 바꾸는 컨테이너, 디앤디파트먼트

'디앤디파트먼트 서울' 관람기

이 글은 예전 블로그에 썼던 글의 일부분을 길게 늘인 글입니다.


D&DEPARTMENT SEOUL에 간 이유


일본에 다녀온 친구들이 SNS에 올리는 사진이나 간혹 브랜드 마케팅 관련 글에 사례로 디앤디파트먼트를 접하게 되었는데, 몇 가지 이유들이 저를 끌어당겼습니다. 그래서 지난 7월 서울에, 한남동에 간 김에 다녀왔습니다.


나가오카 겐메이


는 디자인 일을 하다 마흔쯤에, 문득 디자인에 대한 회의감이 생겨 올바른 디자인이란 무엇인지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디자이너 이름만 보고, 혹은 유행에 따라서 소비되고 버려지는 '디자인'들을 보면서 오랜 시간 동안 변치 않고 사랑받는 '롱 라이프 디자인'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물건들이 올바른 디자인이라는 생각으로 디앤디파트먼트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는 지금도 디앤디파트먼트의 수장입니다.


찾아가기 힘들게


우리의 버스정류장 근처에는 올리브영이 있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쉽게 들러 구경하게 하기 위함인데요. 디앤디파트먼트는 잠시 비는 시간에 쉽게 들릴 수 없도록, 조금은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매장을 차린다고 합니다. 서울점은 많이 불편한 위치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쉬운 위치는 아닙니다.



오늘의 지상최고제품을 만들어도 20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배터리 이슈 등 문제가 많지만..) 요즘 최고의 제품인 아이폰 Xs도 디앤디파트먼트에는 입점할 수 없습니다.(물론 애플이 입점신청을 하진 않겠습니다만?)

탄생한 지 20년 이상 된 생활용품을 정가에 판매한다는 원칙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디앤디파트먼트는 사람들을 모여들게 하는 요소들이 많이 있습니다.


(나가오카 겐메이의 책, 읽지 않았다)


3C


2학년 PR 수업 중, 교수님은 Simon Sinek의 골든 서클(why, how, what)과 3C를 연관 지어 이야기해 줬습니다. 3C라길래 Connect나 Customer 같은 게 나올 줄 알았는데, 세 개의 C는 Context, Container, 그리고 Content였습니다. 무슨 내용이었는지는 잘 기억나진 않네요.


각설하고, 디앤디파트먼트는 '다른 브랜드가 만든 콘텐츠를 실어 고객에게 전달하는 컨테이너 같다(그것도 아주 좋은)'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코너 덕분에요. 모나미 볼펜과 스테이플러는 동네문구점에서 본 것과 같은 제품이지만 달라 보였습니다.



여러모로 놀라운 상점이다

물론 디앤디파트먼트가 콘텐츠(제품)를 만들기도 합니다. 노트북 같은데 붙이는 브랜드스티커는 작은 게 6000원 큰 건 9000원입니다. 진열된 제품들 중에도 콜라보를 한 제품도 있습니다.


D&D 안의 상품


탄생한 지 20년 이상 된 생활용품이라고 해서 모두 디앤디파트먼트에서 판매하는 것은 아닙니다. 입점한 지역, 제품의 철학 등을 디앤디판트먼트만의 기준으로 큐레이팅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매장의 떡볶이 접시, 때밀이, 건빵, 화문석 그리고 매직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들은 다른 브랜드에서 만들었지만, 디앤디파트먼트스러움을 머금고 있습니다.


D&D 안의 사람


이건 좀 많이 오버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디앤디파트먼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느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바버(Barbour) 재킷을 걸친 사람이 주는 느낌이나,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을 보면 괜히 반가운 것처럼(전 갤럭시 S7을 사용합니다..). 디앤디파트먼트라는 컨테이너는 사람마저 바꾸는 것 같습니다.


콘텐츠의 가치를 바꾸는 컨테이너, 디앤디파트먼트


항구에 가득 쌓인 컨테이너, 트럭에 실려있는 박스 그리고 코스트코처럼 효율적이고, 빠르고 그리고 안전하게 콘텐츠 가치를 지켜내는 컨테이너가 있는 반면, 콘텐츠가 가진 매력을 바꾸는(또는 재발견해주는) 디앤디파트먼트 같은 컨테이너도 있습니다.


저는 그런 상점, 디앤디파트먼트 서울을 관람했습니다.



-사족

디앤디파트먼트는 공간형 잡지 같네요.



나의 콘텐츠 '글', 새로운 컨테이너 '브런치'


사실 이번 글은, 제가 브런치 작가가 된 것을 상징적으로 자랑하려고 썼습니다.ㅋㅋ..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그리고 네이버 블로그에도 글을 써왔지만, '내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브런치에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이전에 사용했던 플랫폼과는 달리 '글'만을 위한 플랫폼이라 끌렸습니다?) 과연 브런치라는 컨테이너가 제 글을 작품 같은 콘텐츠로 만들어 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제가 노력해야겠지만요)


pal의 첫 번째 브런치 '브랜드 탐구영역'


일부를 보고 전체를 판단하면 안 되지만, 사람들은 일부를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쁘거든요. 소비자, 유저들은 정해지지 않은 시간, 장소 그리고 상황에서 브랜드를 만납니다. '브랜드 탐구영역'은 제가 한 명의 소비자와 유저로서 브랜드의 일부를 경험하고, '이건 왜 이렇지, 저건 왜 저렇지?' 질문을 던지고 탐구하면서 그에 대한 감상을 여러분에게 공유하는 콘텐츠입니다. 공감되는 부분은 많이 공감해 주시고, 공감되지 않는 부분은 의견 남겨주시면 보고 대화하며 배워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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