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은 여행이다6.
-2차 세계여행을 떠나며1
내 삶은 여행이다6.
-2차 세계여행을 떠나며1
칭다오에서 시작한 두 번째 세계 일주, 중국 동남부에서 시작해 수많은 도시들을 샅샅이 훑고 지나갔다. 유사 이래 이 거대한 나라는 우리와 이웃하여 상전처럼 지낸 적이 많았으며, 역사 속에서 우리는 그들에게 조공을 바치며 많은 아픔을 감내했다.
우리 옛 문화와 시문, 음악, 심지어 그림들까지 많은 것들이 그들에게서 영향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그들을 배제하고는 우리의 옛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가 곤란하며, 사실 뛰어난 작품들과 문화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 세계중심, 중화(中和)의 나라라고 우쭐대는 그들의 속내를 세세히 살펴볼 것이다.
난징, 쑤저우, 상하이, 항저우 등을 거쳐 황산에 올랐고 동남쪽의 끝 샤먼 항구도시까지 내려갔다. 그리고 달마처럼 서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영국에서 반환된 지금 시끄럽게 끓고 있는 홍콩의 바다를 보면서 광저우, 꿈에도 그리던 계림, 창사를 거쳐 무협지 같은 풍경, 절벽 사이로 무림의 고수들이 날아다니던, 이 세상의 풍경이 아닌 것 같은 장자제에 도착했다. 그리고 다시 쿤밍을 지나 그토록 가보고 싶던 윈난성으로 들어갔다. 윈난성의 그 풍경들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진홍빛 가사를 입은 수행자들의 성지, 위파사나의 고향, 오랫동안 연모하던 <미얀마>로 날아갔다. 열정으로 들끓던 림프의 축제, 더굴라. 메콩강에 붙어사는 수많은 사람들. 한국 식당에서 먹던 어설픈 불고기. 우물가에서는 아직도 목욕을 하고 빨래를 하는 사람들.
그리고 다시 중국 위그루인들의 땅으로 갔다. 대륙 서쪽의 커다란 사막지대, 실크로드 상인들이 낙타 위에 갖가지 물건을 싣고 지나가던 역사적인 땅. 곳곳에 흔적으로 남아있던 대상들의 숙소 카라반사라이들, 그곳은 중국 안에서도 위험지역인지 시내 곳곳에 파출소 같은 건물에 경광등이 번쩍거리며 여행자들을 위축시키고 있었다
실크로드의 길목 지금은 서북지방의 최대의 공업도시 <란저우>, 티벳보다 더 티벳 같은 <샤허>, 평균해발고도 2,200m 티벳트 고원의 동쪽 가장자리 <시닝>, 무지개빛 산이 노을 받으면 더욱 아름답게 변하는 <장예>, 하서회랑과 만리장성의 서쪽 끝, 가장 좁을 땅에 위치하며 성벽의 일부가 고비사막을 횡단하고 있어 험준한 주변지세와 잘 어울리는 천하제일옹관 <자위관>,
오랫동안 연모했던 왕오천축국전의 고향 <둔황>과 모래의 울음 소리가 그치지 않은 명사산, 지열이 높고 서리가 내리지 않는 날이 270일에 달하며, 연간 3,200시간 이상 일조량이 풍부해 과일의 당도가 높다는 <투루판>, 그리고 마침내 중국서쪽의 끝, 내가 과연 그곳까지 갈 수 있을까 염원했던 <우루무치>,
그러나 그곳은 정말 경계가 삼엄했다. 지금까지 지났던 도시와는 다르게 고속도로에서부터 검문소가 설치되고 여권을 검사했다. 자칫 잘못하면 들어갈 수 없을 것도 같았다. 그렇게 중국의 마지막 도시로 들어가 낯설은 문명을 만났다. 그리고 며칠 후 중앙아시아 카지흐스탄 가는 야간 국경열치에 몸을 실었다.
카자흐스탄의 제일의 도시 숲속으로 둘러쌓인 <알미티> 그곳에서는 실크로드의 길목답게 그 향내를 물씬 맡을 수 있었다. 바자르에서 반찬가게를 하던 고려인 밀집지역에서는 같은 동포라고 싱건지나 김치를 선뜻 싸주는 아주머니, 나는 그들에게서 우리 동포들의 진한 정을 물씬 느꼈다. 일제의 탄압과 궁핍에 못 견뎌 무작정 조국의 국경을 넘었을 그들의 부모님들.
어느 날 느닷없이 광장으로 모이라고 하더니 이불보따리, 속옷가지 하나 없이 무조건 열차에 태워졌던 사람들, 피땀으로 가꿨던 전답을 뒤로하고 몇날 며칠을 달려 도착했을 동토(凍土)의 땅. 시베리아 벌판에 버려졌을 사람들, 그러나 질긴 것이 삶이라고 그 허접 같은 옷들을 입고도 땅속에 굴을 파고 들어가 그 모진 세월을 견뎌 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