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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싫은 일을 해낸 경험

성취 감각

by 윤지아

오늘은 요가 가기 무척 싫은 날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가기 싫다"라고 내뱉었다.

어떤 날은 가기 싫어도 일단 가면 재미있게 하는 날이 있고

아무리 기분 좋게 가도 재미없는 날이 있는데

오늘은 가기도 싫고 가서도 재미가 없었다.

그래도 가긴 갔다.

수련 중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이유로 이렇게 하기 싫은 날도 수련하러 온 거지?'


사실 일정이 되는 날도 며칠 정도는 빼고 쉴 수 있다.

그럼에도 이렇게 가는 이유는 큰 일을 해내고 싶어서였다.

작더라도 하기 싫을 일을 해낼수록 큰일을 할 때 그 진가가 발휘된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하고 싶은 일을 잘 해낸 경험이 아니라,

하기 싫은 일을 해낸 경험이라는 것.


하기 싫은 일을 해내는 건 마음의 방향을 바로 잡아 몸을 이끄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큰 일을 해야 하는 순간에는 주저하기 마련인데, 그때마다 마음의 방향을 바로 잡아서 몸을 이끌어야만 했다.

일상 속에서 틈틈이 작지만 하기 싫은 일을 해내다 보면 성취 감각이 쌓여 나중에 큰 일을 할 수 있게 해 준다고 믿는다.


내게 글을 쓰는 일도, 스스로 밥을 차려먹는 일도, 매일 아침 요가 수련을 하러 가는 일도 무엇하나 가벼운 일은 아니었다.

스스로를 의심하고 주저하고 가치를 되묻는 순간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해낼 수 있는 이유는

머리가 돌아가지 않을 때 써 내려간 글, 요리를 잘하지 못해도 뚝딱뚝딱 차려먹은 집밥, 가기 싫은 날에도 갔던 요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하기 싫은 일을 해낸 경험이 내가 얼마나 큰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인지 말해준다.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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