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휴양지로 여행을 다녀왔다. 관광은 하지 않고 그저 쉬는 것에만 집중했다.
가자마자 깨달은 게 하나 있다. 그건 자연 속에서 가만히 앉아있는 것도 요즘 세상에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잠시 방심하면 핸드폰을 보게 된다.
핸드폰을 켜면 내게 필요 없는 정보까지 너무 많이 얻게 된다.
그 정보들은 쌓여서 자극이 되고, 자극은 계속 쌓여서 곁에 있는 게 당연하게 느껴진다.
과거에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과 꽃피는 걸 즐기며 자연의 속도를 따랐을까?
스마트폰도 없고 sns도 없고, 지구 건너편 사람들이 뭘 먹고 뭘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몰랐을 테니까.
휴양지에서 자연 속에 가만히 앉아있으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거 사람들이 요즘 세상을 보게 되면 어떤 생각을 할까?
불과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겉으로 보면 다를 바 없는 같은 모습일 텐데.
가족들과 한 집에서 핸드폰만 하는 모습이, 바로 내 옆에 있는 친구보다 핸드폰 속 지구 반대편 사람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일이, 그들의 눈에는 얼마나 이상하게 비칠까 싶었다.
과거로 돌아가기에는 지금 너무나도 편리하지만
자연 속에서 자연스러움을 느끼는 순간도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