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12월 31일 같은 마음이기를

내년의 어느 달 속 어느 날도 오늘과 같은 스물네 시간이야

by 윤지아

2024년의 마지막 하루를 시작하며, 오늘을 어떻게 보내는 게 좋을지 고민했다.

한 해의 마지막날이라면 왠지 특별하고 더 소중히 보내야 할 것 같았다.

올해 내가 보냈던 어느 하루나 다름없이 물리적으로 똑같은 24시간인데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했다.


잠깐 고민하다 그저 평소처럼 보내기만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의 무수한 날처럼, 평소와 다름없이 일어나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리고 일기를 썼다.

마지막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아쉽고 애틋하게 느껴질 수가 있나.


오늘은 저녁 약속과 정신과 예약이 있는 날이었다.

평소처럼 보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분명 나는 다른 날들보다 들떠있었다.

저녁 약속을 위해 한껏 멋 부리다가 시간을 확인하고 서둘러 나갔다.

버스를 타려는데 웬걸, 지갑을 두고 나왔네?

그렇게 버스를 보내고 시간을 확인했더니 이미 지각 확정이다. 급히 병원에 전화를 걸어 내일모레로 예약을 미루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직 하루가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미 망쳐버린 것 같고, 평소보다 더 바보 같은 하루가 되어 버린 것 같았다.


날짜는 인간이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종교적 필요성 때문에 구분한 것일 뿐, 2024년의 12월 31일이나 내가 보낼 어느 하루나 똑같다. 내게 수많았던 스물네 시간의 날들 중 하나일 뿐이다.

이 사실을 알면서도 한 해의 마지막날이라고 하니 마음이 다르다.

내일부터는 오늘을 2024년이라 부를 수 없기 때문일까.


내년의 어느 달 속 어느 날도 12월 31일인 하루와 같은 스물네 시간인 것을 잊지 않고 하루하루를 귀하게 보내야겠다.

2025년의 내가 이 글을 돌아보는 날이 종종 있기를 바란다.

2024년 마지막 날을 보내는 나의 마음은 이랬다고,

그날의 나는 현재의 하루를 귀하게 대하기를 바랐다고.


내년에도 평범하지만 소중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