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의 무게를 잘 안다.
"오늘 하루쯤이야", "오늘 하루는 괜찮겠지"같은 말.
이 작은 회피가 일상에 침범하면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키는지 알고 있다. 지난 1년간 나는 아프다는 핑계로 수많은 '오늘 하루'를 쌓으면서 이도저도 아닌 상태로 지내왔다.
몇 달 전부터 한약을 먹으며 조금씩 체중이 늘었다.
다이어트도 할 겸 실내자전거를 구입했고 구입하자마자 2주간 매일 한 시간 넘게 탔다. 먹고 싶은 것도 간간히 참아가며 하루도 빠짐없이 페달을 밟았다. 그러던 지난주, 보상심리로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고 실내자전거도 타지 않았다. 그동안 열심히 탔기에 며칠정도는 안타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연휴가 끝난 후 밀려든 죄책감에 다시 페달을 밟으려는데, 웬 걸, 한참 탄 것 같은데 고작 20분밖에 지나지 않았다니. 쉬었다 다시 시작하는 건 처음 시작할 때보다 더 큰 각오를 해야 하는 거였구나.
다음날 나는 근육통에 시달리고 다리가 저려왔지만 그날도 어김없이 페달을 밟았다. '오늘 하루'의 무게를 느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이렇게 오늘 하루는 괜찮다고 말하고, 다음날이면 또다시 같은 말을 반복했다.
결국 '오늘 하루'가 아니었던 것이다.
"오늘 하루쯤이야", "오늘 하루는 괜찮겠지"처럼.
열심히 사는지, 게으르게 사는지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내가 나와한 약속을 지키고 사는지가 중요한 거다. '오늘 하루'라는 말로 나와의 약속을 가볍게 무시하는 오늘 하루를 허투루 흘러 보내는 사람이고 싶진 않다.
난 육체적 에너지는 물론, 정신적 에너지를 잘 쓸 줄 아는 사람이고 싶다.
나만 알고 있다 할지라도, 내가 어긴 약속을 떠올리며 찝찝해하고 싶지 않다.
나를 실망시키는 일은 이제 그만하고 싶다.
'오늘 하루'는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