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할 자유를 얻다
난 '아마추어'라는 말을 좋아한다. 정확하게는 아마추어의 특권을 좋아한다.
마음껏 도전할 수 있고, 실패해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는 특권 말이다.
나에게 글쓰기가 그렇다.
내 멋대로 쓸 수 있다는 점이 좋고, 실패하더라도 또다시 쓸 수 있다는 점도 좋다.
그런 나에겐 작가보다는 아마추어 글쟁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아마추어 글쟁이인 나는 실패할 자유를 얻었다.
언제든 얼마만큼 몇 번이고 실패해도 되는 자유.
글이 매끄럽지 않아도, 잘 읽히지 않아도, 내용이 산으로 가더라도 마침표를 찍어도 되는 자유.
아마추어로써 실패해도 되기에 끝까지 써볼 용기가 생긴다.
난 필(feel) 받을 때 실컷 쓰고, 다음날 내 글을 읽으면서 절반 이상 지운다. 전날 무슨 필을 받은 건지 다음날 읽으면 영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절반 이상을 지우고 다시 적고 지우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발행해도 괜찮겠다는 순간이 오고 다음 글을 쓰고 싶다는 순간도 온다.
여전히 난 글의 주제, 소재, 분량 모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이 표현은 맞지 않다, 어느 부분이 틀렸다" 등 아무도 내게 뭐라고 하지 않고 나 또한 그런 말들에 휘둘리지 않아도 된다.
왜냐면 나는 아마추어니까. 다 잘하면 아마추어게요?
쓰고 싶은 날 쓰고, 쓰기 싫을 때 멈추고, 다시 쓰고 싶을 때 쓸 수 있는 그런 마음조차 좋다. 그래서 스트레스받지 않고 오랫동안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글쓰기를 좋아하는 이유가 이렇게나 명확하다.
아마추어 글쟁이로서의 특권을 말하면 말할수록 글쓰기에 대한 애정이 커져만 간다. 오늘도 난 브런치에 글을 적으며 아마추어로써 누릴 수 있는 자유로움을 느끼고 있다. 아마추어로써 이 자유로움을 누릴 수 있을 때 충분히 만끽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