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편지

by 윤군


어느덧, 가을

얼룩진 단풍잎을 하나 꺾어

오랜 연인에게 편지를 쓴다


안녕.

여기는 가을.

네가 없어서 더 빛바랜 가을.

내가 지닌 너의 기억은

슬프지만 지워져가고 있어.


보고 싶지만

너무 보고 싶지만

그리움을 펜 끝에 담아

너를 적는다


반듯하게 접어 넣고

풀칠을 하기 전에 잠깐,

네 사진 하나

그리고 사진 뒤에 작은 글 하나


이제 안녕.




매거진의 이전글길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