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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서

by 윤군


길가에 서서

나와 같은 곳에 핀

이름 모를 들꽃을 본다


못 본 척 지나가는 마을버스와

습관처럼 받은 전단지

주머니 속의 껌종이


잊어버리려고 했던 얼굴과

의식적으로 피하던 길

흥얼거리는 노래 가사 속에는

아무런 공통점이 없다고

그래서 그런 거라고


길가에 서서

나와 같은 곳에 핀 들꽃을 보다

누구에게 하는 것인지 모를

그런 말들을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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