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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잠

by 윤군


바람이 불어

이제 가지만 남은 가로수 아래

지친 몸을 기댄다


눈물처럼

낙엽들이 쏟아져 내릴 때

순간, 다가오는 겨울


하나 남은 단풍을 잡고

추억처럼 그때를 돌아보지만

서러운 이 계절엔

모두 쏟아져 내린다


무심한 시간 따라 흘러가는 사람들

갈 곳 없는 바람 따라 흩어지는 구름들

깊은 호수 밑바닥에 가라앉은 마음들


바람이 불어

하나 가득 낙엽들은 길 위에 쓸리고

어느 새, 흔적조차 없다




사진 : Ocean Song by Elena Ka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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