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게 바람이 불었습니다
가지 끝을 아슬하게 붙들었던 나뭇잎들도
그 힘이 다했습니다,
떨어집니다
발갛게 잘 익은 감도
여름 내 마주 잡은 손 끝도
그대 눈에 고인 물도 모두,
작은 이별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나를 보니 저 어두운 곳에
마음 한 잎이 남았습니다,
나 보란 듯 팔랑입니다
차오는 온기마저 떨어진
시간이 젖은 처마 아래
끝내 떨구지 못한 것은 아마도,
그대이기 때문입니다
타로카드를 읽고 사랑 앞에서 이별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