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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생각

by 윤군


분주한 사람들 속에서

새로 쌓은 무덤 앞을 걷다

아무도 찾지 않는 낡은 길에 숨었다


해져가는 하늘 위로

늙은 까치 울음소리

끊어진 길 아래는 찬 바람만 거세다


텅 비어있는 곳에

온갖 생각들이 달려온다


쌓여있는 일들

보지 못한 친구들

가고 싶은 곳과 너


그래, 안다

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

나는 아직 너를 그리워한다


길 끝에서 나오지 못하고

우두커니 하늘만 보는 까닭은

다시 돌아갈 용기도,

너를 볼 용기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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